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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언양지회 출발!!!

카알바람 2012. 10. 30. 16:42

2001년, 113일간의 파업 이후 300명의 대량징계와 38명의 해고를 통해 현장을 초토화시킨후 실시된 대의원선거에서 대의원 2/3이상을 장악한 회사측은 규약개정을 통해 위원장선거 간선제와 민주노총 탈퇴를 결정하고 노동조합 마저 접수해 버렸다.

 

이후 10년동안 효성은 임금동결을 넘어 상여금 삭감, 복지축소는 물론 1,500명에 달하던 조합원이 800명으로 줄어들었다.

조합원들은 10년간 효성자본의 탄압과 회유와 협박에 지쳐 모든것을 포기한채 자포자기 심정으로 쫓겨날때까지 벌수 있을때 열심히 잔업,연근해서 벌자는 생각밖에 할수 없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방패막이가 아니라 회사와 짜고 전임자를 비롯해 모든것을 다 내주면서 자신들만 배불리며 조합원은 안중에도 없다.

 

불만과 불평을 가지고도 어디 하소연할데도 없고, 사측의 부당한 업무지시나 배치전환, 노동강도 상승도 조합원들이 스스로 감내해 나갈수 밖에 없었다.

 

효성파업 10년을 맞는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복수노조 시대를 맞아 효성언양공장에서 2명의 동지가 해고를 각오하고 민주노조 깃발을 울렸다.

 

효성자본의 탄압과 억압을 뚫고 기필코 민주노조를 배로 세우겠다는 결의로 5월 2일, 총회를 통해 지회를 설립하고 5월 3일에 회사측에 지회설립을 통보하고 효성언양 동지들에게 지회 설립을 알리는 출퇴근 선전전을 진행하면서 선전물을 돌렸다.

 

출근하면서 몇년만인지 모르지만 정문에서 방송차를 통해 흘러나오는 노동가에 어리둥절하면서 선전물을 받아들고 가던 조합원들이 퇴근하면서는 많은 동지들이 지회장과 해고자들의 손을 꼭 잡으며 "고생한다, 힘내라"고 격려를 해주기도 하고, 말없이 씩웃으며 두손을 꼽 잡아주고 가는 조합원들도 많았다.

 

야간조 출근선전전때는 관리자 10여명이 정문에 진을 치고 출근하는 동지들에게 선전물을 전해주는 것조차 가로막았다.

하지만 조합원 동지들이 관리자들의 저지를 무시하고 당당하게 되돌아와서 선전물을 받아갔다.

2001년 파업때 만들어진 교도소 문보다 더 크고 육중한 철문이 몇년만에 정문을 가로막았지만 민주노조를 위한 열망을 가로막을수는 없었다.

 

바로 이것이었다.

조합원들은 그 동안 민주노조에 목말라왔던 것이다.

조합원들을 팔아서 지들끼리만 배불리는 노동조합이 아니라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민주노조를 마음속으로 갈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출,퇴근하는 조합원들의 눈빛에서 이 순간을 얼마나 갈망했는지 느낄수 있었다.

 

이제 시작이다.

효성자본은 2명의 동지들에게 "사택에서 쫓아낸다, 불법 선전물을 배포했다고 징계한다. 배트남공장으로 보낸다" 하면서 협박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해고까지 각오했고 사측의 예상되는 대응에 이미 대처방안까지 만들어놓고 있다.

어떠한 탄압과 협박에도 민주노조 깃발을 내려놓을수 없다.

 

박현정동지가 자신의 몸을 돌보지않으면서 만들고자 염원했던 민주노조다!

10년동안 참고 기다려왔던 민주노조 깃발이다.

당당하게 민주노조 깃발을 효성의 심장부에 꼿을때까지 투쟁을 멈추지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급하게 서두르지도 않는다. 조합원들과 함께 손 잡고 나갈수 있도록 조금씩 전진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