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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코 앞인데, TV 토론 왜 안 열리나?

카알바람 2012. 11. 5. 10:33

 

대선 코 앞인데, TV 토론 왜 안 열리나?

박근혜 "단일화 이후에..." 문재인 "어떤 형태건 환영" 안철수 "3자토론 해야"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입력 2012-11-04 18:14:41 l 수정 2012-11-04 18:51:56

 

대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후보간 TV토론이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아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정책과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역대 대선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일로, 일부 후보들의 소극적 태도로 인해 공직선거법상 하게 돼 있는 3회의 법정토론을 제외하고는 어떤 TV토론도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문재인·안철수, "KBS TV 토론 무산 박근혜 탓"

4일 문재인, 안철수 후보측은 KBS TV 토론 무산과 관련해 박근혜 후보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KBS는 '2012 대선후보 초청토론, 질문있습니다'를 13일부터 15일까지 각 후보별로 하루씩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개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TV 토론은 연기됐는데,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측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토론에 불참한다는 이유로 KBS 토론회가 무산됐다면서 박 후보측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했다.

문재인 후보측의 신경민 미디어단장은 "방송사 연속 초청 토론의 경우 KBS 무기한 연기, MBC 유보, SBS 무산 상태"라면서 "세 후보 중 한 분이 여러 가지 형식과 납득할 수 없는 조건을 걸어 이를 무산시키고 있다"라고 밝혔다.

신 단장은 "저희는 타운홀 미팅 형식이건 뭐든 다 좋다. 무조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방송사 연속 초청 토론을 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법의 요건에 구애받지 않고 형식과 순서에도 구애받지 않겠다. 후보간 토론도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후보측 정연순 대변인도 "KBS의 3자 후보 순차 토론은 어느 한 후보가 토론을 거부한다고 해도 나머지 후보로 순차토론을 진행한다고 약속했는데, 박근혜 후보가 순차토론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여 KBS 내부에서 나머지 두 후보의 순차토론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KBS는 왜 애초에 약속한 것과 달리, 3자 토론도 아닌 순차토론을 취소하게 됐는지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3자 토론도 아닌 자신의 입장과 국정방향을 밝히는 순차토론도 거부하는 후보가 국민 앞에서 국정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 박근혜 후보는 국민 앞에 대답을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측의 공세에 대해 새누리당 이정현 공보단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KBS 자체 사정에 의해 연기된 것이지 박 후보가 취소한 게 아니"라며 "다만 문재인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쪽 의견을 들어서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우리가 하겠다는 의견을 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KBS가 이 문제를 조율하고 있는데 두 후보 측에서 성급하게 논평을 낸 것"이라며 "'KBS 사정으로 (토론이) 연기됐다'고 통보까지 됐는데 '취소됐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TV토론 문재인 가장 적극적...박근혜는 단일화 핑계로 기피

1997년 대선 때는 54회의 공식 TV토론을 포함해 신문사 등 단체 주관 토론 등 총 100여회의 후보자 초청 토론회가 개최됐고, 2002년 대선 때는 27회의 TV토론이, 2007년 대선 때는 공식 선거운동 전 8회를 포함해 11회의 대담과 토론이 실시됐다.

그러나 올해 대선의 경우, 대선까지 40여일 남은 지금까지 TV 토론이 한 차례도 열리지 않고 있는데 후보들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TV토론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측은 단일화를 핑계로 TV토론을 거부하는 모양새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은 "안 후보와 문 후보는 야구로 치면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는 예비후보에 불과하다"면서 "언제 대선후보에서 물러날지 모르는 후보들과 3자토론 혹은 순차토론을 해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라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 측과 안철수 후보 측의 입장도 미묘하게 갈린다. 문재인 후보 측은 "2자건, 3자건, 어떤 형식이건 환영한다"며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반면, 안철수 후보 측은 3자 토론을 고집하면서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양자토론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