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2014년 5월 25일 오후 05:35 본문
2001년 5월 25일!
효성노조가 지난 13년간의 무쟁의를 깨고 총파업을 선포한 날이다.
그날 선포한 파업으로 인해 그해 9월에 해고된 이후 공교롭게 올해로 13년째 원직복직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열흘후면 효성노조가 총파업을 선포한지 13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5,6살이던 아들들이 지금은 고2,고3이 되어 있다.
그리고 효성노동조합의 조합원이었던 나는 화섬연맹 울산본부 본부장이 되어있다.
그리고 6.4지방선거 관련해서 무거삼호 선대본 본부장까지 맡고 있다.
2000년 1월에 처음 효성언양공장의 간부들과 몸짓패를 만들고 활동하면서 전국무대까지 진출했었다. 당시 민주노총 집회에서 위원장의 연설하는 모습을 보면서 혼자서 10년뒤에는 민주노총 위원장에 한번 도전해 보겠노라고 다짐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민주노총 위원장이 되더라도 그날 집회에서 몸짓 공연도 하겠다는 꿈도 꾼 적이 있었다.
그 생각을 가진지 벌써 13년이 지났는데 화섬연맹 울산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다.
내 나이도 벌써 46세다. 이래서 민주노총 위원장에 도전이나 함 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직 할 일이 많다. 효성에 원직복직도 해야 하고, 효성의 무너진 민주노조도 되찾아야 한다. 몸짓패는 늘 언젠가 돌아가야 할 마음의 고향이지만 여전히 고향으로 발길조차 옮기지 못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는 올해 고3인 아들의 대학입학과 입학금 마련을 걱정해야하는 가장이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6.4 지방선거에서 내가 책임지고 있는 무거삼호 선대본의 강혜련 시의원후보, 허석 남구의원 후보를 당선시켜야 할 책임감이 막중하다.
화섬에 4월에 새로 생긴 신규노조의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투쟁도 준비해야 한다.
29개의 밴드와 10여개의 단체 마플, 5~6개의 그룹카톡이 쉴새없이 울려대는 휴대폰을 잠시도 멀리할수 없는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럴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울산진보연대에서 받은 ‘사이버전사’상이 주는 부담감도 만만치않다.
이 모든 것들이 2001년 5월 25일 이후에 벌어진 일이다.
아니 그 전에 2000년 1월에 몸짓패에 발을 들이면서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쩌겠는가! 내가 좋아서, 내가 자처한 일들인 것을...
6.4선거에서 무거삼호의 두 후보를 당선시켜 의회로 보내고, 신규노조의 단체협약 체결하고, 아들 대학 보내고 또 뭐해야 하지...
효성에 원직복직하고, 민주노조를 되살리고 나서 뭐하지...
민주노총 위원장에 한번 도전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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