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2015년 4월 2일 오전 09:04 본문
‘민주와 노동’ 새 희망으로 비상하라
서진상 전국민주화학섬유연맹 울산본부장
2014년 12월 9일, 헌법재판소에 의해 나는 종북세력이고 국가를 전복하려는 조직의 일원으로 낙인찍혔다. 나와 더불어 통합진보당 10만 당원도 졸지에 빨갱이가 되었다.
전쟁을 반대하고 남과 북이 우리끼리 평화통일을 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언제부턴가 빨갱이로 내몰리는 세상이 되었다. 무상급식과 무상의료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북한을 이롭게 하고 남한을 전복하려는 세력이 되었다. 6.15와 10.4 선언 이행, 5.24조치 해제하고 남북이 대화로 평화통일 시대를 열어 가자고 하면 역시 빨갱이로 내몰리는 세상이다. 한미합동 군사훈련중인 곳에 쥐도 새도 모르게 침투한 북한 잠수정 1번 어뢰 한방으로 침몰했다는 천안함 침몰사고의 숨겨진 진실을 규명하자고 해도 빨갱이가 된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침몰한 세월호 참사 진실을 밝히자고 해도 종북세력으로 내몰리는 세상이다.
2001년 나는 효성에서 일했고 화섬사 구조조정저지 투쟁을 하다 해고됐다. 울산은 연일 가두투쟁이 이어지고 파업을 하던 효성 조합원은 공권력에 의해 공장에서 밀려났다. 효성 동지들과 가족들은 복산성당 빈 터에 천막을 치고 6개월 동안 공장으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을 전개했다. 그때 효성 동지들과 함께 수많은 사람이 함께 투쟁했다. 그리고 그때 함께 투쟁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민주노동당 당원이었음을 한참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되었다.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연대했던 동지들이, 투쟁 현장에서 다치고 잡혀갔던 동지들이 민주노동당 당원들이었음을 알았을 때 그 당시 내가 알던 기성정치 이미지는 180° 바뀌었고 자발적으로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가입했다.
정치는 나와 무관한 일이라고 여겼었고 노동현장 많은 동료들이 그랬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이 무상급식, 무상의료를 내걸고 10명의 동지들이 국회의원이 되어 국회에 입성하고, 대선에서 100만 표를 득표하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보았다. 노동자들도 정치세력 주역으로 나설 수 있고, 국회에서 당당하게 우리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보수정당이 노동법을 날치기, 정리해고를 합법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법을 만드는 것을 보면서 정치는 결코 노동자들과 무관하지 않은 우리들의 고용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도 정치이듯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개별 노사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다. 노동자들이 정치세력화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울산은 영남권 중에서도 새누리당 아성이 공고한 지역이다. 지난 지방선거때 노동자도시 울산에서 새누리당이 대거 당선된 걸 보면 노동자들은 기존 진보정당에 대한 실망이 큰 듯 하다. 그것은 진보정당이 자신들을 보호하고 지켜주지 못할 것이라는 못미더움과 여러 갈래로 갈라진 진보정당 행보를 탐탁찮게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노동자들은 노동자가 주역이 되고 노동중심성이 제대로 선 진보정당을 간절하게 원할 것이다.
지난날 노동자.서민들과 함께 13년간 변함없이 생사고락을 함께 해 왔다는 이유로 소속 정당이 해산되는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해서 노동자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정치를 해보려한다. 그런 마음을 가진 이들이 모여 ‘민주와 노동’ 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비상을 준비한다.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을 거치면서 숱한 경험을 했다. 성과도 있었지만 한계와 오류도 있었다. ‘민주와 노동’은 그 동안 진보정당이 만들어 온 성과는 계승하고 한계와 오류는 두 번 다시는 범하지 않을 것이다.
3월 31일 출범한 ‘민주와 노동’이 노동자와 서민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거듭나고, 민주주의가 끝없이 후퇴하는 대한민국호를 바로 잡아줄 키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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