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공장밖에서 5번째 설을 맞으며... 본문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고
죽는 소리를 해대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시간은 똑같이 흐르고
그 속에서
민족의 대이동이이 예상된다는
설이 다가옵니다.
올해로 해고된 후
5번째 맞는 설입니다.
처음 해고될때는
꽃피는봄이 오기전에
현장으로 돌아갈수 있을것이라는
순진한 생각도 가졌었습니다.
그리고 또 이 봄이 지나면서
겨울이 오기전에
현장으로 돌아갈수 있을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또한번
했었습니다.
그렇게 해가 바뀌고
시간은 흘러 벌써 5번째 설을
공장밖에서 맞이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효성의 현장은
한겨울 똥바람보다
더 냉랭한 구조조정의 찬바람이 감돌고 있습니다.
움츠리다 움츠리다 못해 바닥을 기는
조합원들의 모습이 안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새봄을 바라보며 언땅을 녹일듯
민주노조의 새싹이
움터오고 있습니다.
새싹이 거대한
버팀목으로 자랄수 있도록
물을 주고, 양분을 뿌리는 것은
현장 조합원들의 몫입니다.
효성의 조합원 동지들!
설 연휴 잘 보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납시다.
다시 만날때는
묵은때를 벗고
새로운 모습으로 만납시다.
사측의 탄압과
개사꾸라들의
준동을 물리치고
민주노조의 희망의 싹을
틔워올립시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서로를 믿고 의지해야 합니다.
올해 예고되고 있는
구조조정은 결코
그냥 넘어갈수 없는,
누구도 피해갈수 없는
우리의 운명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앉아서 개죽음 당하느니
몸부림치며 저항이라도 한번 합시다.
나만이라도 살겠다는 생각은
결국 모두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것입니다.
공장 밖에서 5번째 설을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