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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이야기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초읽기

카알바람 2015. 8. 19. 11:10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초읽기
“교섭 진전없다”… 26일 파업 출정
사측 추가안 제시 가능성 낮아
부분파업 등 구체적 일정 확정
내달 차기 집행부 선거 영향도
사측 “조선경기 이지경인데…”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번 주 회사와의 교섭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지만, 이미 다음 주 파업 출정식과 연이은 파업 계획을 확정해 사실상 파업 수순이다.

18일 현대중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17일 중앙쟁대위를 열고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구체적인 파업 일정을 확정했다. 

노조는 오는 26일 전 조합원 3시간 파업과 함께 파업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또 노조는 오는 28일 대의원 7시간 파업과 서울 상경투쟁, 9월 2일 조선업종노조연대 공동투쟁 기자회견, 9월 9일 조선업종노조연대 공동파업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중 노조 김형균 기획선전담당자는 “회사가 휴가전보다 진전된 안을 노조 측에 제시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써는 추가 안 제시 가능성이 낮고, 노조로써 마냥 기다릴 수 있는 처지도 아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파업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려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발행된 노조소식지를 통해서도 “회사는 임금동결 등 기존 제시안을 철회하고 납득할 만한 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별다른 진전이 없으면 교섭 물꼬를 트기 위해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임금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결의에 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대중 노조는 앞서 지난달 23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가결시켰다.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했지만 파업을 실시하지 않고 회사 측과 교섭횟수를 늘리면서 여름 휴가 후 집중교섭을 통해 이견차를 줄이기로 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노조는 교섭에 집중하기보다 곧바로 파업 수순으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는 다음 달 예정된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 등 노조 일정 차질을 우려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현대중 노조는 2년마다 위원장 선거를 실시한다. 통상적으로 9월부터 선거 준비에 들어가 10월이나 11월에 새로운 노조 위원장을 선출한다. 

올해는 임금협상 쟁점에 대해 노사가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답보상태다. 현 상황에서 교섭을 진행하더라도 경영악화 등의 이유로 회사가 진전된 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낮다.

이에 노조는 파업카드를 내세워 회사를 압박하고 타결 시점을 앞당기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12년만에 당선된 강성성향의 현 집행부가 차기 선거에서도 연임을 하기 위해서는 파업을 해서라도 최대한의 성과를 내야하는 이유도 있다.  

반면 회사는 최근 경영난으로 인해 노조가 원하는 수준의 제시안을 내놓을 수 없어, 노조의 파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동종업계 타 회사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조선업계가 힘든상황에서도 노조는 회사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파업을 통해 오로지 요구안 관철에 나서는 행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파업을 하면 회사는 물론 노조도 손실을 입게돼 노사 모두 손해다. 파업 계획을 철회하고 현실성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구조조정에 나서며 올해 약 3,000여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거나 떠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