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지난 8일 울산 본사 한우리회관에서 강환구 사장과 강원식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해 임금협상 조인식을 열었다. 사진제공=현대미포조선 제공 |
올해 임금 협상이 난항에 부딪혀 파업과 집회 등이 이어지며 파국을 거듭했던 울산의 노동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었다. 울산 미포조선 노사는 교섭장에서 손을 맞잡으며 19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다.
‘추가안 제시’ 문제로 갈등을 거듭했던 현대중공업 노사는 사측이 ‘수당인상·격려금 증액’ 포함 최종안 제시했고, ‘임금피크제 도입’ 문제로 연일 잡음을 내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과장급 이상 부장급 이하 간부들로부터 임금피크제 동참에 손수 나섰다. 보기드문 훈풍이 때 이르게 얼어붙은 울산의 대기업 노사관계를 녹일 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대미포 임금협상 조인식… 노사대표 ‘상생’ 다짐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지난 8일 울산 본사 한우리회관에서 강환구 사장과 강원식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해 임금협상 조인식을 열었다.
이날 노사가 교섭장에 손을 맞잡고 나선 것은 지난달 22일 열린 17차 교섭에서 임금협상이 타결됐기 때문이다.
당시 노사는 기본급 2만3천원 인상(정기 호봉 승급분), 격려금 100%+150만원 지급, 성과금 지급기준 상향, 사내 근로복지기금 10억원 출연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이날 강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해야한다는 공감대로 교섭을 원만하게 타결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노사 상생의 저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강 위원장도 “경영 정상화가 먼저라는 조합원들의 뜻을 헤아려 교섭을 마무리했으며, 신뢰 속에 회사는 고용안정을, 노동조합은 화합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현대미포조선은 1997년 이후 19년 연속 무파업으로 노사협상을 타결했다.
◇현대重 ‘수당인상·격려금 증액’ 포함 최종안 제시
현대중공업은 노조에 최후의 카드를 던졌다.
사측은 지난 8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37차 노사 임금협상에서 자격 수당 인상, 안전목표 달성 격려금 50만원 추가 지급, 상여금 300% 기본급화 안 등을 내놨다고 11일 밝혔다.
최종안이 제시됨에 따라 노사는 일단 정회하고 ‘작전타임’을 거친 뒤 12일 다시 교섭을 열기로 했다.
회사는 앞서 7월 27일 12차 교섭에서 1차 제시안으로 기본급 동결,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 안전목표 달성 격려금 100만원, 임금·직급체계 및 근무형태 개선을 위한 노사공동위원회 구성, 상여금 지급시기 변경, 사내협력사 근로자 처우 개선 등을 내놓은 상태다.
그러나 사측의 제시안은 노조 홈페이지 등 분위기를 볼 때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본급 동결안에 반발하고 있는 노조는 임금 12만7천560원 인상, 직무환경 수당 100% 인상, 성과연봉제 폐지, 고용안정 협약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車 , 간부 먼저 임금피크제 도입 서명
현대자동차는 사무직 간부를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먼저 도입하기로 했다.
회사는 비노조원인 과장급 이상 부장급 이하 간부들로부터 ‘임금피크제 동의서’를 받고 있다고 8일 밝혔다. 회사는 이를 위해 설명회를 거쳤다.
간부 사원의 현재 정년은 만 58세이다. 생산직 조합원 4만7천여명은 노사협상 합의 불발로 제외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임금피크제는 대다수 기업이 도입하고 있고 울산지역 공기업 전체가 시행하는 등 시대적 추세”라며 “임금피크제는 기업의 인건비 절감 차원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 8월 “청년고용 확대 및 고용안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모든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임금피크제 확대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사는 연말께 새 노조 집행부가 들어서면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