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추운 날에도 작업했는데요. 물속이 더 춥죠”
24일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 건설된 8개 보 중 가장 상류에 있는 상주보와 그 바로 아래 낙단보를 찾았다. 지난 17일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결과가 발표되고 일주일만이다. 오후 2시 30분경 도착한 상주보에는 차가운 겨울 날씨에도 인부들은 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미 여러 차례 기자들이 다녀간터라 인부들은 기자의 출현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기자가 상주보 우안 둑에 조성된 콘크리트 블록에 다가갔을 때 두 명의 인부가 잠수복을 입은 채 휴식 중이었다. 우안 둑에서 5m정도 떨어진 강 표면으로 끊임없이 쏟아 오르는 공기방울이 그곳에 또 다른 인부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 상주보 우안 콘크리트 블록 아래에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덮개를 씌우는 수중 작업을 마친 인부가 물 밖으로 나오고 있다. [출처: 뉴스민] |
이들은 콘크리트 블록과 보가 만나는 지점의 물이 새는 곳에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의 덮개를 씌우고, 물속에도 덮개를 씌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번 물속에 들어가면 3~40분 동안 작업을 해야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기자가 상주보에 도착하고 10분쯤 뒤, 물속에 있던 두 명이 부르르 몸을 떨며 모습을 드러냈다.
2011년부터 누수 발생한 상주보
관리소장 “누수 없다”... 보 군데군데서 물 새는 흔적 발견돼
상주보는 2011년 11월은 고정보에서, 지난해 1월에는 둑에서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 준공(6월 30일)된 후에도 물받이공 균열과 바닥보호공 유실(10월)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인부들이 작업을 한 우안의 콘크리트 블록면은 지난해 말부터 균열 때문에 물이 스며들어 블록 아래 토사가 유실되었던 지점이다.
상주보 시공사는 보와 강둑이 만나는 지점에서 보 위로 넘치는 강물이 바로 강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콘크리트 블록을 거쳐 하류로 흐르도록 시공했다. 콘크리트 블록이 물받이공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공법은 블록에 균열이 생겨 토사가 유실되면 블록 자체가 내려앉아 보 전체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는 단점이 있다.
▲ 누수을 막기 위해 주입한 발포우레탄 주변으로 물이 새어 상주보 벽면이 젖어있다. [출처: 뉴스민] |
이종창 한국수자원공사 상주보 관리소장은 상주보에 균열, 누수가 없느냐는 질문에 “누수가 일어나는 곳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이 소장의 답변과는 달리 누수를 막기 위해 보 벽면 군데군데 주입한 발포우레탄 주변은 물이 새 흥건하게 물이 젖어 있었다.
낙단보, 콘크리트 타설 작업 하루 휴식
관계자, “작업 끝난 건 아냐”... 환경단체, “또 다른 부실 낳을 것”
다시 20여분 하류로 달려 도착한 낙단보는 며칠 동안 진행했던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멈춘 상태였다. 보 바로 아래에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 때 사용하는 작은 뗏목만 덩그러니 떠 있었다. 수공 관계자는 “아직 작업이 끝난 건 아니고, 오늘 작업을 쉬고 있다”고 밝혔다.
▲ 하루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멈춘 낙단보에는 작업용 뗏목만 덩그러니 떠있었다. [출처: 뉴스민] |
지난 22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낙단보는 21일 한파로 눈발이 펑펑 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콘크리트 레미콘을 강물 속으로 주입하는 보강공사를 실시했다”며 “겨울철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공사는 추운 날씨 때문에 양생 속도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또 다른 부실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수공은 콘크리트 혼화제를 섞으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공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포보를 제외한 15개 보에서 바닥보호공 유실 또는 바닥의 세굴피해가 발생했다. 23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도 “낙단보에 세굴 현상이 생겨 철저한 품질관리 아래 보수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세굴 현상을 인정하고 보수작업 진행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