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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 2명이 먼저 떠나고 또 한명의 동지가 자신의 몸에 칼을 댔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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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 2명이 먼저 떠나고 또 한명의 동지가 자신의 몸에 칼을 댔다.

카알바람 2012. 10. 30. 16:05

효성에서 2001년 파업때 38명의 해고자가 발생했다.

지난 10년동안 2명의 동지가 제대로 된 병원진료나 사전검진을 받지못해 하늘나라로 떠났다.

남은 36명의 해고자들중 제대로 된 직장이나 생계를 꾸려가는 동지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의 동지들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거나,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거나, 장사를 하는 동지들도 마찬가지로 그만두지못해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 그동안 효성해고자들의 투쟁은 생계때문에 제대로 전개되지못했다. 고작 1개월에 1~2회 선전물 배포하는 것도 버거워하고 있다. 현장은 민주노조 깃발을 10년만에 세웠지만 아직 세를 확장하지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며칠전 한 동지가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생계를 책임지면서 해고자 활동도 해왔던 동지다. 어느 누구보다 씩씩하고, 심적으로 여유로워보이는 그 동지가 죽음을 고민하고 있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있는 쌍차의 문제가 결코 먼 동네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주변의 이야기임을 잠시 망각하고 있었다.

그 동지가 죽음까지 고민할 시간에 나는 뭘 하고 있었는지...
아니, 뭘 같이 할수 있었을까...

2명의 동지가 목숨을 잃은 효성해복투, 또다른 1명의 동지는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평생 불구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귓가에 맴돌아 미칠것 같다.
지금도 그 동지는 죽지못한 것이 한 이라는 말 뿐이란다.

나는 지금 이 상황에서 뭘 해야하는걸까...

노동탄압에 맞선 신승훈열사의 분신과 아무도 알아주지않고 알려고도 하지않는 10년차 해고자의 살기위한 몸부림에 지쳐 자신의 팔에, 목에, 아킬레스에 칼을 댄 동지가 뭐가 다르고 뭐가 같을까...

제2의 박현정위원장을 만들지말자는 목소리가 바로 며칠전 1주기 추모제에서도 울렸는데 우리는 여전히 어렵고 힘든 동지들의 현실을 모르거나 모른척하고 있는건 아닌지...

아~~~~~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