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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일거수일투족 감시

카알바람 2012. 11. 27. 11:12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일거수일투족 감시

현대차 보안팀 '일일상황 보고'에 공장 밖 지회간부 활동 분단위로 기록

김미영  |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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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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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14일(토)
01:20 통닭 4마리 시켜 먹음(13명)
04:00 총 10명(이○○… 외) 취침
05:00 일부 인원 기상
07:30 1의장 김○○ 농성장 방문해 이△△ 장□□와 대화
8:02 1의장 이○○ 농성장 방문 → 08:07 철수
08:37 침낭 정리
08:55 먹다 남은 양념통닭(2마리 분량) 먹음
09:02 비정규직 조합원 투쟁성금 전달
09:50 침낭 펼쳐서 말림


현대자동차 총무팀 소속 보안팀이 작성한 '일일집회 현황' 문건의 일부다. 당시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정문 앞에서 노숙농성 중이었다. 문건에는 보안팀이 비정규직지회의 활동 분단위로 감시하고 상부에 보고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26일 <매일노동뉴스>가 입수한 현대차 보안팀의 비정규직지회 사찰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2008년 7월2일부터 올해 7월19일까지 비정규직 관련 모든 집회를 감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5월11일부터 7월20일까지 작성돼 있는 '일일상황 보고' 자료에는 현대차가 공장 밖 비정규직지회 간부들의 활동을 감시한 정황이 들어 있다. 연대활동을 위해 울산을 방문한 대학생단체가 대절한 관광버스의 번호판부터 숙소 위치, 심지어 국회의원의 공장 방문도 시간대별로 자세히 기록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회사 보안팀이 주요 집회 상황을 보고한 자료에는 참석 인원과 시간·장소 외에도 발언내용까지 세세하게 담겨 있다. 특히 비정규직지회의 농성을 '일일상황 보고' 형태로 작성한 자료에는 "외부인 아주머니 지지방문(캔 커피 20개 전달)" 같이 현대차와 전혀 무관한 사람에 대한 감시내용부터 비정규직지회 간부가 공장 밖에서 어느 골목을 이동했는지까지 동선이 기록돼 있다. 인권침해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록 비정규직지회 정책부장은 "공장 밖에서도 현대차 보안팀의 감시차량이 비정규직지회 간부들을 일상적으로 미행하고 있다"며 "비정규직에 대한 현대차의 인권침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