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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연속2교대제 시범실시 첫날인 7일 오후 3시40분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직원들이 명촌정문을 통해 일제히 퇴근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날 주간1조가 오전 7시 출근해 오후 3시40분 퇴근했으며, 주간2조는 오후 3시40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30분까지 근무한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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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3시40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각 출입문. 남색 점퍼를 입은 1만2000여명의 근로자들이 공장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같은 색 옷의 근로자 1만2000여명은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밤샘근무를 없애는 주간연속2교대제가 시범실시된 첫날 현대차 근로자들의 출퇴근 모습이다. 1967년 세워진 현대차 울산공장에 밤샘근무가 없어진 것은 46년만이다.
주간연속2교대제는 1조가 오전 7시부터 오후3시40분까지 근무하고, 2조가 오후 3시40분부터 다음달 오전 1시30분까지 일하는 것이다. 오는 18일까지 근무시간만 조정해 시범운영한 뒤, 오는 3월4일 전 공장에 도입한다.
이른 출근·교통정체 불구 밤샘근무 사라져 생기 넘쳐 건강 증진·자기계발 기대 휴일근무 등 해결할 문제도
◇여가활용 기대감
이날 오전 6시40분쯤 출근하던 울산1공장의 근로자 김모(50)씨는 “평소보다 2시간쯤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었다”며 “타 기업 근로자들과 출근시간이 겹치면서 교통정체가 있긴 했지만, 일찍 마친다는 생각에 별로 짜증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마친 뒤엔 20명쯤 되는 조원들과 오후에 할 수 있는 일을 같이 찾아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입사 28년차인 이준수(57)씨는 이날 오전 11시쯤 울산 중구의 중부도서관을 찾았다. 책을 읽다가 2시쯤 출근하기 위해서다. 그는 “책을 많이 읽고, 운동도 시작할 생각”이라며 “남들처럼 밤에 잠을 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동료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동안 현대차 근로자들은 주간조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50분까지, 야간조가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잔업 2시간씩 포함) 일하는, 하루 10시간씩 주야맞교대로 일해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밤샘근로가 폐지돼 근로자의 건강이 증진되고, 자기계발과 취미활동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남은 과제 풀어야
남은 과제도 있다. 생산량과 임금, 휴일근무, 아침식사, 출근버스 문제 등이다.
주간연속2교대제가 도입되면 한 사람당 근로시간은 연간 4159시간에서 3682시간으로 줄어든다.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연간 18만5000여대(2012년 기준)의 차량 생산이 감소하게 된다. 노사는 402대인 시간당 생산대수를 432대로 늘리고, 근무시간에 10분씩 진행하던 조회 근무와 한달에 2시간씩 하던 안전교육을 근무시간 외에 진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생산량을 보전하기로 했다. 또 엔진 조립 공정 등 한꺼번에 일이 몰리는 일부 생산라인엔 3000억원을 투입해 새 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대신 주야맞교대 10시간 근무로 받던 월평균 487만원의 임금은 그대로 유지된다.
휴일근무 방식도 노사가 매듭지어야 할 문제다. 회사측은 휴일과 평일 모두 주간연속2교대를 하자는 입장이고, 노조는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일하는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야간 근무에 따른 수당 때문이다.
오전 1시30분에 퇴근하는 근로자들의 퇴근 방법도 풀어야할 과제다. 이 시각엔 시내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통근버스를 6대 늘리고, 8000여대 주차가 가능한 3곳의 주차장에서 주차공간을 500대 더 늘렸다. 울산시에 시내버스 운행시간 연장도 요청해둔 상황이다. 아침식사 비용을 두고도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휴일근무, 아침식사, 출근버스 등 시범운영기간 동안 발견되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노사가 조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