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상생합의 135일 천막농성 접어 [인터뷰]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 차선열 이사장

코스트코 상생합의 135일 천막농성 접어

[인터뷰]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 차선열 이사장

이종호 기자  2013-01-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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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과 미국계 대형 할인매장 코스트코가 여섯 차례 자율협상 끝에 지난 10일 상생안에 합의했다.

 

상생안은 '코스트코 울산점의 영업시간은 현행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10시)을 준수하되 향후 적법한 법령(조례)이 실행될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로 한다'고 규정했다. 지난 1일 통과된 개정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은 자정에서 오전 10시까지 제한되고 의무휴업일도 일요일을 포함한 공휴일에 월2회 쉬는 것으로 바뀌었다.

10일 6차 협상 끝에 상생안에 합의한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과 코스트코. 가운데가 차선열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 이사장이다.

 

이날 상생합의로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을 비롯한 울산지역 중소상인단체들은 12일 코스트코 울산점 앞 천막농성을 풀었다. 지난해 8월말 농성을 시작한 지 135일만이다.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은 지난해 2월 코스트코를 상대로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신청을 냈다. 자율협상이 진행됐고, 매점 개장을 강행하려는 코스트코에 중기청이 사업개시 일시정지 권고를 내렸지만 코스트코는 8월 31일 매장 문을 열었다. 중소상인단체들은 그날부터 코스트코 울산점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9월 12일 중구의회는 코스트코 영업 중단과 사업조정 자율협상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북구의회도 14일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코스트코 울산점은 기초의회의 결의안을 아랑곳하지 않았고 영업을 계속했다.

 

지난 8일 진장유통단지조합이 윤종오 북구청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윤종오 구청장은 코스트코 건설허가를 내주지 않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혐의로 기소됐다. 진장유통조합의 고소 취하로 협상은 급물살을 탔고 이틀 뒤 6차 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울산슈퍼마켓협동조합 차선열 이사장은 "지난 여름부터 135일 동안 천막농성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다"면서 "유통법이 개정되고 윤종오 구청장에 대한 고소가 취하되면서 협상이 타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 이사장은 "입점 30일 전에 자치단체장에게 통보하고, 상권영향분석과 상생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유통법이 바뀌면서 대형유통점의 진입이 힘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차선열 이사장은 "광역시 가운데 울산만 중소유통물류센터가 없다"면서 "울산시가 물류센터 건설에 적극 나서서 중소상인들이 대형유통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에는 18개의 중소유통물류센터가 있다. 차 이사장은 물류센터에서 공동구매와 공동판매를 할 경우 중소상인들의 가격경쟁력과 배달 서비스가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중소상인들은 5,000평 규모의 중소유통물류센터를 울산에 건립할 경우 150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기업청이 60%, 울산시가 30%, 자부담 10%로 예산을 분담할 경우 울산시는 45억원 정도를 부담하면 된다. 차선열 이사장은 "중소상인들이 4년 전부터 중소유통물류센터를 계속 요구해왔지만 울산시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전통시장 살리는 데 1,000억원을 지원하면서 막상 중소상인들의 요구에는 귀를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