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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주한미군의 ‘광란’.. 경찰관까지 차량으로 치어 본문
서울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주한미군의 ‘광란’.. 경찰관까지 차량으로 치어
목격자 “미군, 마약한 것 같았다”.. 동승자 A하사 부부, 경찰에서 혐의 부인
김대현 기자 kdh@vop.co.kr
입력 2013-03-03 21:10:59l수정 2013-03-03 23:21:37
서울 도심지 한복판에서 미군이 시민들에게 BB탄으로 추정되는 총알을 발사하고, 이를 추격하는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미군은 경찰의 검문에 불응한 채 타고 있던 차량으로 경찰과 시민들을 들이받은 후 도주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군 1명은 경찰이 쏜 실탄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후 11시53분께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앞에서 “회색 옵티마 차에서 BB탄총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지나다니며 (총을) 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이태원 지구대 경찰관 2명이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들은 회색 옵티마 차량에 미군 A(26)하사 부부와 B(23)일병 등 3명을 발견하고 검문을 실시하려 했으나 이들은 이에 불응하며 차 앞을 막고 있던 경찰들을 밀치고 그대로 도주했다.
목격자와 경찰에 따르면 당시 미군들이 타고 있던 차량은 이태원역 앞 도로에 차들이 빼곡하게 밀집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선을 넘다들거나 불법 U턴을 하는 등 곡예운전을 하며 경찰을 따돌리고 녹사평역 쪽으로 도주를 시도했다.
긴급한 상황에서 현장에 출동해 있던 경찰은 삼단봉을 휘둘러 검거에 나서며 차량 앞유리를 깼지만, 미군은 그대로 도주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택시 기사 최모(36)씨는 홀로 미군 차량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최씨는 “당시 미군 차량으로 교통이 워낙 혼잡해져서 경찰차가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내 차는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신고해”라는 말과 함께 택시에 탑승한 최씨는 해밀턴 호텔에서 약 50m 떨어진 곳에 다른 사건으로 출동해 있던 임성묵(30)순경을 우연히 발견했다. 경찰과 함께 추격해야겠다고 판단한 최씨는 “저 차량이 경찰과 시민을 치고 뺑소니치고 있다”고 임 순경에게 알렸고, 임 순경은 곧바로 최씨의 택시에 올라타 미군 차량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미군들 ‘광란의 폭주’....“170km로 달려도 따라잡을 수 없었다”
미군 차량은 녹사평역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한 후 서빙고 초등학교, 한남역, 두무개길, 성수대교 북단, 서울 숲 입구, 뚝섬 역, 성수역 등 15km 가량의 거리를 10여분 만에 이동하며 도주했다. 미군 차량은 난폭운전을 하는 과정에서 시민 2명을 치고 차량 2대와 접촉사고를 내기도 했다.
택시 기사 최씨는 “미군 차량을 최고 시속 170km로 따라갔는데도 차량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며 “성수사거리에서 좁은 골목길에 들어선 이후에도 시속 70km 이상을 달렸다”고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임 순경은 추격상황을 무전으로 보고하며 이동하다 결국 성수사거리 부근 막다른 골목에서 미군 차량을 발견했다. 임 순경은 즉시 검거에 나섰지만 미군 차량은 오히려 임 순경을 향해 돌진하며 위협했다.
임 순경은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하늘을 향해 공포탄을 한 발 발사했지만, 미군 차량은 이후에도 3차례나 임 순경을 막다른 벽 쪽에 몰아 넣고 돌진한 뒤 골목으로 빠져나와 미8군 영내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왼쪽 무릎과 발을 다친 임 순경은 실탄이 장전된 총으로 차량 왼쪽 앞 바퀴를 향해 발사했고, 운전을 하고 있던 B일병은 어깨에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들, 마치 마약한 것 같았다...임 순경, 정말 용감했다”
미군들의 이상한 행동이 마치 마약을 흡입한 것 같았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최씨는 사건 다음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성수동사거리 골목에서 총까지 발사한 다급한 상황이었는데, 미군들은 당황한 표정이 아니라 무표정한 모습이었다”며 “술을 먹은 것 같지는 않고, 마치 약(마약)을 한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군들이 임 순경을 향해 돌진하는 것은 정말 죽이기 위한 것 같았다”며 “임 순경이 ‘내려, STOP’이라고 수차례 외쳤지만 차량은 돌진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자신의 차량에 탑승해 미군을 함께 추격한 임 순경에 대해 “정말 용감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미군 차량이 네 번째로 임 순경에 돌진했을 때, 차량 본네트 위로 임 순경 눈 밖에 보이지 않아서 임 순경이 죽은 줄 알았다”며 “임 순경은 네 차례나 차에 부딪혔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영화 ‘다이하드’의 주인공처럼 다시 일어나 미군을 검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최씨는 “총이 발포된 후에도 그 순경은 계속 차량에 달려들며 검거하려 했지만, 나는 순간 몸이 얼어서 도와주지 못한 것이 지금 너무나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병원에 가보라’고 권유했지만, 임 순경은 미군을 놓친 것을 분해 하며 자신의 지구대로 가자고 했다”며 “뒤늦게 쇼크상태에 빠졌는지 휴대전화를 잡고 있는 손을 심하게 떨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임 순경이 실탄을 발사한 것과 관련 “경찰의 총기 발포 원칙은 잘 모르겠지만 임 순경은 정말 할 만큼 했다”며 “내가 상급자였다면 오히려 ‘그 상황까지 가면서 왜 더 일찍 발포하지 않았느냐’고 질책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순경은 지구대에 도착한 후 순천향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고,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사건 심각성에 이례적 신속 대응....“최대한 수사에 협조할 것”
사건의 심각성 때문인지 주한미군 측은 이례적으로 사건 다음날 곧바로 사과의 뜻을 표시하며 파문 진화에 나섰다. 미군이 검문하는 경찰을 차량으로 밀어붙이고 도주해 급기야 차량으로 경찰관을 들이받은 사태는 한국의 공권력을 무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실정법으로도 중형이 불가피하다.
크리스 젠트리 주한 미8군 부사령관은 이날 오후 1시50분께 용산경찰서를 방문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전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주한 미군들의 신원과 소지했던 총기류에 대해선 “B일병은 미 육군 병원에 있고 안정적인 상태”라며 “나머지는 합동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차량조회를 통해 차주이자 사건 당시 B일병과 함께 타고 있던 A하사 부부를 소환조사했다. 그러나 A하사 부부는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일체 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도망간 미군들에게 4일 오전까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을 요구한 상황이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죄와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형법 144조에 따르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미군은 경찰의 검문에 불응한 채 타고 있던 차량으로 경찰과 시민들을 들이받은 후 도주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군 1명은 경찰이 쏜 실탄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후 11시53분께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턴 호텔 앞에서 “회색 옵티마 차에서 BB탄총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지나다니며 (총을) 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이태원 지구대 경찰관 2명이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들은 회색 옵티마 차량에 미군 A(26)하사 부부와 B(23)일병 등 3명을 발견하고 검문을 실시하려 했으나 이들은 이에 불응하며 차 앞을 막고 있던 경찰들을 밀치고 그대로 도주했다.
목격자와 경찰에 따르면 당시 미군들이 타고 있던 차량은 이태원역 앞 도로에 차들이 빼곡하게 밀집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선을 넘다들거나 불법 U턴을 하는 등 곡예운전을 하며 경찰을 따돌리고 녹사평역 쪽으로 도주를 시도했다.
긴급한 상황에서 현장에 출동해 있던 경찰은 삼단봉을 휘둘러 검거에 나서며 차량 앞유리를 깼지만, 미군은 그대로 도주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택시 기사 최모(36)씨는 홀로 미군 차량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최씨는 “당시 미군 차량으로 교통이 워낙 혼잡해져서 경찰차가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내 차는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신고해”라는 말과 함께 택시에 탑승한 최씨는 해밀턴 호텔에서 약 50m 떨어진 곳에 다른 사건으로 출동해 있던 임성묵(30)순경을 우연히 발견했다. 경찰과 함께 추격해야겠다고 판단한 최씨는 “저 차량이 경찰과 시민을 치고 뺑소니치고 있다”고 임 순경에게 알렸고, 임 순경은 곧바로 최씨의 택시에 올라타 미군 차량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태원서 도망가는 미군 차량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미군들 ‘광란의 폭주’....“170km로 달려도 따라잡을 수 없었다”
미군 차량은 녹사평역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한 후 서빙고 초등학교, 한남역, 두무개길, 성수대교 북단, 서울 숲 입구, 뚝섬 역, 성수역 등 15km 가량의 거리를 10여분 만에 이동하며 도주했다. 미군 차량은 난폭운전을 하는 과정에서 시민 2명을 치고 차량 2대와 접촉사고를 내기도 했다.
택시 기사 최씨는 “미군 차량을 최고 시속 170km로 따라갔는데도 차량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며 “성수사거리에서 좁은 골목길에 들어선 이후에도 시속 70km 이상을 달렸다”고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임 순경은 추격상황을 무전으로 보고하며 이동하다 결국 성수사거리 부근 막다른 골목에서 미군 차량을 발견했다. 임 순경은 즉시 검거에 나섰지만 미군 차량은 오히려 임 순경을 향해 돌진하며 위협했다.
임 순경은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하늘을 향해 공포탄을 한 발 발사했지만, 미군 차량은 이후에도 3차례나 임 순경을 막다른 벽 쪽에 몰아 넣고 돌진한 뒤 골목으로 빠져나와 미8군 영내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왼쪽 무릎과 발을 다친 임 순경은 실탄이 장전된 총으로 차량 왼쪽 앞 바퀴를 향해 발사했고, 운전을 하고 있던 B일병은 어깨에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들, 마치 마약한 것 같았다...임 순경, 정말 용감했다”
총기 쏜 주한미군, 서울 도심서 경찰과 심야 추격전 ⓒ뉴시스/무아여행사 사장 김용훈씨
최씨는 사건 다음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성수동사거리 골목에서 총까지 발사한 다급한 상황이었는데, 미군들은 당황한 표정이 아니라 무표정한 모습이었다”며 “술을 먹은 것 같지는 않고, 마치 약(마약)을 한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군들이 임 순경을 향해 돌진하는 것은 정말 죽이기 위한 것 같았다”며 “임 순경이 ‘내려, STOP’이라고 수차례 외쳤지만 차량은 돌진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자신의 차량에 탑승해 미군을 함께 추격한 임 순경에 대해 “정말 용감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미군 차량이 네 번째로 임 순경에 돌진했을 때, 차량 본네트 위로 임 순경 눈 밖에 보이지 않아서 임 순경이 죽은 줄 알았다”며 “임 순경은 네 차례나 차에 부딪혔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영화 ‘다이하드’의 주인공처럼 다시 일어나 미군을 검거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최씨는 “총이 발포된 후에도 그 순경은 계속 차량에 달려들며 검거하려 했지만, 나는 순간 몸이 얼어서 도와주지 못한 것이 지금 너무나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병원에 가보라’고 권유했지만, 임 순경은 미군을 놓친 것을 분해 하며 자신의 지구대로 가자고 했다”며 “뒤늦게 쇼크상태에 빠졌는지 휴대전화를 잡고 있는 손을 심하게 떨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임 순경이 실탄을 발사한 것과 관련 “경찰의 총기 발포 원칙은 잘 모르겠지만 임 순경은 정말 할 만큼 했다”며 “내가 상급자였다면 오히려 ‘그 상황까지 가면서 왜 더 일찍 발포하지 않았느냐’고 질책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순경은 지구대에 도착한 후 순천향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고,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사건 심각성에 이례적 신속 대응....“최대한 수사에 협조할 것”
사건의 심각성 때문인지 주한미군 측은 이례적으로 사건 다음날 곧바로 사과의 뜻을 표시하며 파문 진화에 나섰다. 미군이 검문하는 경찰을 차량으로 밀어붙이고 도주해 급기야 차량으로 경찰관을 들이받은 사태는 한국의 공권력을 무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실정법으로도 중형이 불가피하다.
크리스 젠트리 주한 미8군 부사령관은 이날 오후 1시50분께 용산경찰서를 방문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전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주한 미군들의 신원과 소지했던 총기류에 대해선 “B일병은 미 육군 병원에 있고 안정적인 상태”라며 “나머지는 합동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차량조회를 통해 차주이자 사건 당시 B일병과 함께 타고 있던 A하사 부부를 소환조사했다. 그러나 A하사 부부는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일체 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도망간 미군들에게 4일 오전까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을 요구한 상황이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죄와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형법 144조에 따르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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