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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이어 전북대도 “이정희 대표 강연 불허”

카알바람 2013. 3. 13. 09:43

한양대 이어 전북대도 “이정희 대표 강연 불허”

전지혜 기자
입력 2013-03-12 19:44:28l수정 2013-03-12 20:09:55
 
한양대학교에 이어 전북대학교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학내 강연을 불허한 사실이 12일 밝혀졌다.

전북대학교 학생들은 오는 27일 전북대학교에서 이정희 대표 강연을 진행하기 위해 신청서를 제출하고 학교 측의 허가를 받아 둔 상태였다. 그러나 학교 측은 11일 한양대학교의 이 대표 강연 불허 사실이 알려진 직후 ‘학내 강연은 부담스럽다’며 대관 취소를 통보했다.

전북대학교 강연을 주최한 한 학생은 “지난주에 신청서를 쓰고 당일날 전화가 와서 찾아갔더니 빌려준다고 했다”며 “원래 빌려주겠다고 말을 들으면 할 수 있는 것이니,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타 대학 강연취소 보도가 나가고 ‘면담을 하자’고 한 뒤 ‘외부 정치인들이 하는 것이고, 학기 초니까 학생들이 쓸 일도 많다’며 안 된다고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 강연은 학생들을 위해서 하는 것이고 비슷한 강연들이 진행된 전례도 있었는데 학교측이 된다고 했다가 안 된다고 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면서 “학생들이 아니라 학생과가 괜찮다 싶으면 하고 아니다 싶으면 취소하고 마음대로 하는 것이냐”며 비판했다.

그러나 전북대학교 측은 “학생이 신청서를 제출해서 검토를 해보겠다는 말은 했지만 허가 통보를 한 적 없다”고 대관 허가를 부인했다. 그는 “교내에서 하는 것을 학생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게 우선이고, 외부 단체에는 사용허가를 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이정희 대표는 정치적으로 많이 알려진 분이고 대권 후보이기도 했고, 서울에서도 학생들끼리 이견이 있고 찬반이 갈라지는 등 내부적으로 소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통합진보당 학생위원회 관계자는 ‘정치적인 사안에 의해 내부적 소란이 있을 수 있다’는 학교 측의 해명과 관련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해서 들으러 오는 건데 강연 자체를 막는 것은 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학에 정치인들이 와서 강연을 안 하는 것도 아니고, 허가를 했다가 불허했다는 것은 대학 측이 이정희 대표만 불허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학교가 얘기하는 이유 외에 외압이나 다른 요인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른 정치인 사례와 어긋나.. 불허 명분도 ‘빈약’

앞서 한양대학교도 이정희 대표의 학내 강연을 불허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대학 연합 동아리 ‘청춘의 지성(청지)’ 한양지부는 12일 오후 이정희 대표를 학교로 초대해 새내기 환영강연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학교 측은 학내 강연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지 한양지부는 이 대표를 초대해 새내기 환영강연 ‘스무 살, 진짜 자유를 사랑할 때’를 열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 일부 학생들이 학교 온라인 게시판에 반대 의견을 올리는 등 논란이 일었고, 언론이 이를 보도한 직후 한양대 측은 강연 장소를 빌려주지 않겠다고 주최 측에 전했다.

이와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한양대학교 한 관계자는 “주최 측이 공식적인 요청을 학교 측에 했어야, 불허나 허가 등 행정행위를 할 텐데. 공식적인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학교에서는 정치적 행사에 있어서는 중립 입장”이라면서 “대관이 안이뤄졌으니까 안될 것 같다는 것 뿐이다”라고 입장을 설명했다.

그러나 강연을 준비했던 한양대학교 한 학생은 “공문을 준비하는 과정이었는데, 돌연 입장을 취소하고 ‘그동안 이야기 했던 것을 공개하지 말아달라’며 취소를 통보했다”며 “다른 학생기구를 통해서 신청하더라도 불허한다는 게 학교 측의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학생위원회 측은 이와 관련 “한양대에서 공식적으로 취소 공문이 왔는데 ‘평일에는 외부 단체 이름으로 하는 행사에 대관해 줄 수 없다’는 것 이었다”라며 “2011년 민권연대 주최로 유시민 전 장관이 강연했던 사례도 있었다. 학교 측이 얘기하는 이유가 논리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