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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42주기, ‘병원복 세탁’ 여성 노동자들 만난 이정희

카알바람 2012. 11. 14. 10:17

 

전태일 42주기, ‘병원복 세탁’ 여성 노동자들 만난 이정희

하루 17.5t 세탁해도 노동자 월급은 120만원... 이 후보 "노조 힘 키우자"

정혜규 기자 jhk@vop.co.kr

입력 2012-11-13 23:16:40 l 수정 2012-11-14 00:10:30

 

남양기업 노동자들 만난 이정희 후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남양기업을 방문해 김창근 대전시당 위원장과 함께 현장 노동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전 남양기업 찾은 이정희 후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남양기업을 방문해 현장 노동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노동 강연 하는 이정희 후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남양기업에서 조합원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통합진보당, 이정희입니다."

전태일 열사 42주기인 13일 오후 4시 30분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에 위치한 남양기업에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불쑥 나타났다. 작업공정에 따라 일하고 있던 노동자들 30여명이 이 후보를 보며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머뭇머뭇 거리는 노동자들 사이로 이 후보가 먼저 달려가 손을 덜컥 잡았다. "작업환경이 힘들다는 이야기 듣고 찾아왔어요. 많이 힘드시죠?"

오늘날 '전태일'들을 만난 이정희

눈을 노동자들 한 명 한 명에게 다 마주치면서 "이 공장에서 얼마나 일하셨느냐", "한달 월급이 얼마인가요"를 묻는 이 후보에게 세탁물을 개고 있던 박은자(54)씨는 "하루 종일 몸으로 때우다 보이 안 아픈 곳이 없다. 월급도 100만원 조금 넘는다"며 하소연을 했다. 이 후보의 손을 꼭 붙잡은 한 여성 노동자는 "우리좀 살려달라"고 했다.

이날 이 후보가 방문한 남양기업은 창립한지 30여년 된 업체로 인근 병원의 환자복, 수술복, 시트, 이불 등을 세탁하고 있었다. 500평 대지에 컨테이너 박스로 대형 건물을 짓고, 1층에는 남성들이 세탁, 2층에는 여성들이 다림질, 개기 등을 하루 종일 반복하고 있었다.

일 하는 남양기업 노동자들

13일 오후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남양기업에서 현장 노동자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 업체 노동자들은 하루 17.5t을 세탁하고 있었지만 하청구조와 최저낙찰제라는 이중 착취 구조에 시달리면서 한 달 꼬박 일해도 120만원 남짓한 월급만 받고 있었다. 병원의 하청 업무를 하는데다 병원에서 경쟁업체간 가격 경쟁을 시켜 단가를 환자복 1벌 세탁 당 50원까지 낮춘 것이다. 이중 삼중의 구조를 거치는 동안 노동자들이 받아야할 돈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원래는 독한 냄새를 피하기 위한 마스크도 노동자 개인이 구입해서 착용했는데, 그나마 노조가 생긴 5년 전부터는 회사가 마련해주고 있었다.

고개를 내저으면서 노동자들의 사연을 듣던 이 후보는 "많은 업체들이 외주, 위탁으로 가면서 노동자들이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저임금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이 올라야 임금도 인상되는 상황인데, 이제 그 길에 통합진보당이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가 '네가지 50%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그중 두 가지가 노조 조직율을 50%로, 최저임금을 노동자 평균 임금의 50%로 올리는 것"이라며 "산별노조를 조직해 교섭하면 노조 없는 사업장에도 단체 협약이 적용되는데, 그러면 최저생계비 수준도 벗어나고 임금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정희 "노동자 평균 임금 50%로 최저임금 인상, 노조 힘 키우면 가능"

오후 5시30분에는 이 후보가 노동자를 상대로 강연을 했다. 작업이 끝난 노동자들은 작업복을 갈아입자 마자 이 후보를 보러 공장 한 켠에 마련된 식당으로 찾아왔다. 강연에서는 최저임금을 올릴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에 대한 이 후보의 설명이 이어졌다.

남양기업에서 강연하는 이정희 후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남양기업에서 조합원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마이크를 잡은 이 후보는 "이명박 정부가 2008년 정권을 잡고 가장 먼저 한 것이 부자감세로 70조원 정도 깎았다"며 "세금은 덜 걷은 상태에서 그나마 있는 돈은 4대강에 다 쏟아부었기 때문에 나라 살림이 말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고는 "프랑스는 가장 돈 많이 버는 사람에게 75%까지 세율을 올렸다. 그야말로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을 실현했다"며 "우리도 돈을 많이 버는 부자들에게 50%까지 세금을 내게 한다면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복지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부자증세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후보는 '노동자들의 힘을 바탕으로 한 진보적 정권교체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민주정부 10년 했는데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더 나아졌느냐"며 "김대중 정부 시절 정리해고가 도입되고 노무현 시절에 손배가압류가 도입됐는데 그래서 생긴 것이 바로 쌍용자동차 사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분들이 정리해고를 당한 이후에 싸우면서 손배가압류를 받은 것이 200억원 규모라고 한다"며 "이제는 노동자들의 힘이 강해져야 최저임금을 지키고 정리해고를 막을 수 있다. 이번에 한번 제대로 해보자"고 밝혔다.

노동자들의 이야기 메모하는 이정희 후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남양기업에서 김숭곤 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들과 간담회 중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메모하고 있다.

남양기업 현장 돌아보는 이정희 후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남양기업을 방문해 현장 노동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작업하는 남양기업 노동자들

13일 오후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남양기업에서 현장 노동자들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남양기업 현장순회 하는 이정희 후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남양기업을 방문해 김창근 대전시당 위원장과 함께 현장 노동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웃음꽃 핀 이정희 후보와 남양기업 노동자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와 김창근 대전시당 위원장이 13일 오후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남양기업에서 김숭곤 지부장을 비롯한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남양기업 노조와 간담회 하는 이정희 후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와 김창근 대전시당 위원장이 13일 오후 대전시 대덕구 대화동 남양기업에서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