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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수첩 의원’이 떴다..김재연의 색다른 의정활동 ‘호평’

카알바람 2012. 11. 30. 14:11

대학가에 ‘수첩 의원’이 떴다..김재연의 색다른 의정활동 ‘호평’

2030희망리포팅 진행 중인 청년 국회의원

정혜규 기자 jhk@vop.co.kr

입력 2012-11-29 01:20:10 l 수정 2012-11-29 08:25:56

 

김재연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이 25일 서강대를 방문,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8일 오후 2시 한국외대 글로벌 캠퍼스 본관 카페.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남녀 대학생들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청년 국회의원 김재연입니다. 대학을 돌며 학생들의 어려움을 듣고 있습니다. 힘든 것은 없나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다소 머뭇거리던 학생들은 이내 곧 “겨울에 난방이 제대로 안되서 강의실이 춥다”고 털어놨고, 김 의원은 학생이 가리킨 4층 강의실로 직접 올라가 난방상태를 일일이 확인했다. 김 의원은 "학교측이 날씨가 추워도 난방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며 "학생들이 비싼 등록금을 내고 있는만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한다"고 말했다.

대학을 누비는 청년 국회의원

김 의원이 외대에 방문한 것은 대학을 직접 방문해 학생들로부터 고충을 듣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의정 활동의 일환이다.

김 의원은 보좌관, 진보당 2030위원회 소속 당원 10여명과 함께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전북대, 부산대, 고려대 등 9개 학교를 돌며 학생들을 만났다. 지금까지 그가 직접 대면한 학생들만 모두 200여명, 보좌관 등이 만난 것까지 합치면 10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을 상대로 면담,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요구사항을 들은 것이다. 이날도 김 의원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캠퍼스에 머물며 50여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학교생활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 학교에 요구사항은 없는지 묻고 다니며 일일이 수첩에 적어넣었다.

김재연 의원실 관계자는 “사실 지난 4월 의원이 국회의원이 된 이후 곧바로 대학탐방을 하려고 했는데, 진보당 경선 사태가 발생하면서 하지 못했다”며 “의원이 국정감사를 끝내고 '보좌관이 연구하는 의정활동으로는 한계가 있다. 청년들을 만나로 다니자'는 제안을 하면서 현장에 나가게 됐다"고 밝혔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이 학생들이 말하는 것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처음엔 “청년 국회의원도 있느냐”, “국회의원이 대학까지 왜 왔느냐”며 생소해하거나 김 의원의 미모에만 관심 갖던 대학생들도 김 의원이 자신이 온 이유를 차분하게 설명하자 “우리들 목소리를 듣기 위해 대학에 직접 오는 국회의원은 처음 봤다”, “응원할테니 잘해봐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 의원과 카카오톡 친구를 맺고 “고맙다”는 문자를 보내는 대학생들도 있었다.

힘을 얻은 김 의원은 학생들로부터 나온 얘기들을 가지고 총장, 부총장 등 학교측 관계자들을 만났다. 학생등록금으로 쇼핑몰 투자를 해 손해를 입힌 대학 총장을 만나서는 학생들 편에서 날카롭게 추궁을 하기도 했다.

충북대에서는 ‘구형식 책걸상을 바꾸고 냉난방 시스템을 개선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를 그대로 총장에게 전달했고 “학생들 의견처럼 바꿀테니 국회에서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김 의원이 도와달라”는 답변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정치와 학생들의 삶이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향후 학생들이 정치를 바꾸는 주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이 23일 중앙대 학생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뒤 안국신 총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32세 국회의원의 새로운 도전…"현장 의견으로 입법활동 하겠다"

물론 이 같은 대학탐방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김 의원의 의정활동을 왜곡하고 폄훼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지난 23일 김 의원이 중앙대 총장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학교가 부담해야할 법정부담전입금을 교비로 사용한 이유를 물은 것과 관련해‘현재 진행중인 총학생회 선거에서 국회의원 선거 개입 논란이 일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일부 언론의 시비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대신 현장의 목소리를 토대로 입법화를 하는 등 의정활동의 새로운 정형을 발굴하는 것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김 의원은 29일에도 한림대․성신여대를, 30일에는 창원대를 방문해 학생들을 만날 예정이다. 일회성 만남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창원대까지 방문한 뒤에는 대학생활, 등록금 실태, 대학 운영과정 현황 등을 담은 백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또 대학탐방 외에도 2030세대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발굴하여 청년들의 목소리를 국회로 가져가겠다는 심산이다.

김 의원은 “의원실 모두가 대학생들로부터 힘을 얻었고, 우리가 가야할 길을 찾을 수 있었다”며 “아직은 학생들의 고충을 구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 많지만, 잘 평가해서 입법도, 국정감사도 청년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이 14일 부산대학교를 방문해 학생들로부터 고충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