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대통령님, 이 사진들 해명해 주세요 본문
▲ 'MB표 댐'의 물받이공이 무려 수심 2m30cm나 균열돼 붕괴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정부와 붕괴 위험을 지적하는 시민단체의 주장 중,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요? 오늘은 그 진실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
ⓒ 4대강진상조사위원회 |
'MB표 4대강 보' 붕괴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23일 '4대강 보 붕괴'에 대한 수자원 관련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4대강 보 붕괴 위험을 제기한 박창근 관동대 교수, 4대강 보가 안전하다는 수자원공사(이하 수공) 정남정 본부장의 발제에 이어 수자원학회 몇몇 교수들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수공은 토론회가 끝난 뒤 보도자료를 통해 "보 안전성에는 이상 없음이 중론이었다"며 "전문가 토론회를 통해 그간 제기된 보 안전성 논란은 불필요한 소모전일 뿐이고, 대국민 불안감을 해소할 수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 MB표 보의 안전성 논란에 대한 수자원학회의 토론회 장면입니다. 맨 우측 박창근 교수가 발표하고 있습니다. | |
ⓒ 수자원공사 |
또 수공은 "4대강조사특위 박창근 교수가 '보 붕괴 발언에 대해서는 다소 선정적이었음을 인정했다'고 잘못을 시인하였다"며 "4대강 보 안전에 절대 이상 없음을 모든 전문가가 합의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4대강 보의 위험성을 제기한 박창근 교수의 주장이 과장된 허위였을까요? 박 교수는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박 교수는 수공의 보도자료가 발표되자 "4대강 보가 안전하다고 모두 합의했다는 것은 거짓"이라며 "'내 발언이 선정적이었다'고 시인한 적은 결코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 교수는 토론회를 주최한 수자원학회장과 수공에 강력히 항의하며 정정을 요청했습니다.
▲ 4대강 조감도에 따르면, 가동보와 고정보 모두 화살표에 보이는 물받이공과 함께 설계되어 있습니다. 보의 안전을 위한 필수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물받이공의 균열이 시작되자, 이명박 정부는 이제 와서 물받이공은 별개의 것이기 때문에 물받이공이 무너져도 보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듣도 보도 못한 궤변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 |
ⓒ 4대강사업 조감도 |
4대강 보가 왜 위험한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수공과 몇몇 전문가들이 "4대강 보는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 보와 물받이공은 분리 시공된 것이기에 설사 물받이공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해도 보 안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둘째, 4대강 보는 암반 위에 공사했고, 암반이 없는 경우에는 말뚝 파일을 강 깊은 암반까지 박았기에 어떤 일이 있어도 안전하다.
셋째, 보 밑으로 물이 새는 '파이핑 현상'으로 보가 위험하다는 박창근 교수의 주장은, 보 아래에 시트파일을 박았기에 성립할 수 없는 주장이다.
이런 세 가지 근거로 수공은 "4대강 보 붕괴는 있을 수 없는 허위"라고 주장합니다. 또 국토해양부는 박 교수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수공의 세 가지 주장이 잘못이라는 증거를 찾아내면 어떨게 되는 걸까요? 바로 이명박 정부가 거짓으로 국민을 기만했다는 게 드러나는 것이지요. 또 4대강 보 붕괴 위험성은 더 높아집니다.
이 기사를 쓰는 저는 토목을 전공하지 않은 목사입니다. 하지만 지난 수년 동안 두 발로 4대강 공사 현장을 보면서 아래와 같은 사실을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 관련기사 : 불쌍한 MB...이 12장 사진 없애버리고 싶죠?
▲ 4대강의 보 안전 문제를 제기한 박창근 교수를 고발하겠다는 국토해양부 보도자료입니다. | |
ⓒ 국토해양부 |
자, 하나하나 따져봅시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반도 대운하 이야기를 꺼낼 때부터, 그리고 '4대강 죽이기' 삽질을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저는 4대강 현장을 지켜보았습니다. 그 덕에 제 컴퓨터와 4개의 외장하드는 4대강 사업 공사 관련 사진들로 가득합니다. 책상 앞의 이론이 아닌, 4대강 사업 공사 현장 모습을 통해 이 대통령이 25조 원을 퍼부은 '4대강 괴물 댐'이 과연 안전한지 살펴봅시다.
첫째, 4대강에 건설된 보와 물받이공은 별개의 공사이기에 안전하다는 주장입니다. 4대강에 세운 보와 물받이공은 정말 별개일까요?
아래 사진은 금강 세종보 공사 현장입니다. 물받이공과 보가 일체입니다. 온통 모래밭인 금강에 하나의 몸으로 된 콘크리트 위에 보 기둥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보와 물받이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심동체입니다. 공사 현장의 보 조감도 역시 보와 물받이공이 하나임을 잘 보여줍니다.
▲ 금강 세종보 공사 현장입니다. 온통 모래밭인 강에 하나의 통으로 만들어진 물받이공 위에 보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보와 물받이공은 별개가 아닙니다. 조감도 역시 그 사실을 증명합니다. | |
ⓒ 최병성. 국토해양부 세종보 조감도 |
아래 사진은 공주보 공사 현장입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보를 세울 단단한 암반은 보이지 않습니다. 온통 모래밭인 금강 바닥에 긴 말뚝을 박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암반 없는 강에서는 강바닥 깊은 곳 암반까지 박았다"는 바로 그 말뚝입니다.
▲ 공주보 공사 현장입니다. 암반은 보이지 않고 온통 모래뿐입니다. 4대강 보가 암반에 설치되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자칭 전문가들의 암반은 어디로 가고 없는 것일까요? 비록 모래밭일지라도 저 말뚝을 땅속 암반에 박고 거대한 콘크리트 댐을 세웠다면 과연 안전한 것일까요? | |
ⓒ 최병성 |
모래강에 말뚝을 촘촘히 박았습니다. 말뚝 위에 콘크리트를 두텁게 덮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보와 물받이공은 별개가 아니라 한몸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에서 봐도, 바로 옆에서 봐도 "(보와 물받이공은) 별개의 공사이기에 안전하다"는 수공의 주장은 믿기 어렵습니다.
▲ 이명박 정부의 주장처럼 물받이공이 파괴되어도 보는 안전할까요? 사진상의 빨간색 화살표가 물받이공입니다. 아래 사진의 화살표에서 보듯, 별개가 아닙니다. 설사 별개의 공법이었다 할지라도, 물받이공이 사라지면 보의 안전은 심각해집니다. | |
ⓒ 최병성 |
물받이공 아래 바닥보호공을 보니 더 기가 막힙니다. 바닥보호공으로 잡석을 넓게 깔았습니다. 이 정도의 바닥보호공이면 4대강 괴물 보에서 쏟아지는 수압을 견뎌낼까요? 잡석이 깔린 바닥보호공 주변은 온통 모래뿐입니다. 3~4톤에 이르는 커다란 콘크리트 바닥보호공도 MB표 괴물 댐의 위력 앞에 휴지조각처럼 붕괴됐습니다. 결국 이 정도 잡석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먼지에 불과합니다.
▲ 보와 물받이공 아래 모래밭에 잡석을 깐 바닥보호공입니다. 보기에도 불안해 보입니다. 비가 오면 저 잡석들은 어디로 갈까요? 바닥보호공 사라진 보는 과연 안전할까요? | |
ⓒ 최병성 |
말뚝 위에 얹어놓은 거대한 콘크리트 보가 안전하다고?
MB표 4대강 16개 보 중에 안전한 게 있긴 합니다. 한강 강천보입니다. 강천보 주변은 온통 암석 투성이입니다. 4대강 16개 보 중에 유일하게 100% 단단한 암석 위에 세워진 보입니다.
단단한 암석을 깊이 파고 그 안에 앉힌 게 바로 강천보입니다. 이게 바로 댐(보)을 건설하는 기본 공식입니다. 암반을 깊이 파 보를 건설했으니 보 밑으로 물이 새 보의 안전을 위협하는 파이핑 현상이 일어날 염려가 없습니다.
▲ 지반이 100% 암반인 곳에 건설되는 한강 강천보입니다. 지반이 암반임에도 깊이 파고 보를 깊이 묻어 건설하였습니다. 주변에 파낸 암반이 가득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야 보 밑으로 물이 새는 파이핑 현상이 없겠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다른 보들은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 |
ⓒ 최병성 |
길이 500m, 평균 저류량 5000만 톤 이상에 이르는 4대강의 보는 세계 대형 댐 기준(길이 50m. 저류량 300만 톤)을 한참 초과하는 대형 댐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거대한 댐을 '보'라고 국민을 속여왔습니다. (어쨌든 명칭이 '보'로 정해졌으니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문제는 그 엄청난 대형 보를 모래밭에 세웠다는 사실입니다. 균열 문제로 보 안전 논란이 일어나는 원인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수공의 주장처럼 낙동강의 몇몇 보들은, 보와 물받이공이 따로 시공됐습니다. 그럼 별개이기 때문에 보에 붙은 물받이공이 균열되고, 무너져 사라져도 보 안전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일까요? 이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암반이 아니어도 땅 속 깊은 곳에 말뚝을 많이 박았기에 물받이공이 사라져도 4대강의 보는 안전하다고 주장합니다.
자, 잘 생각봅시다. 강에 암반이 없어 말뚝을 깊이 박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부어 거대한 보를 만들었습니다. 말뚝 위에 엄청난 무게의 콘크리트가 얹혀 있는 겁니다. 이 거대한 콘크리트 보가 안전하려면 보의 상·하류 지반이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 암반이 없으니 땅 속 깊은 곳에 말뚝을 박고, 그 위에 거대한 무게의 콘크리트 보를 만들었습니다. 한마디로 가느다란 젓가락들을 줄줄이 세우고 그 위에 돌을 얹은 꼴이지요. 비록 땅속 깊은 암반에 기둥이 밖혀 있다 할지라도, 바닥보호공과 물받이공이 유실되어 보의 균형이 깨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 |
ⓒ 최병성 |
하지만 낙동강 칠곡보 물받이공에서는 깊이 230cm나 되는 균열이 발견됐습니다. 콘크리트 물받이공 두께는 1m에 불과합니다. 결국 물받이공 아래로 1m30cm나 모래가 세굴되어 물받이공이 허공에 떠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허공에 뜬 무거운 콘크리트 물받이공이 자신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균열되기 시작한 겁니다. 그리고 그 상태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심각해질 게 뻔합니다.
이렇게 심각한 물받이공의 균열에도 이명박 정부는 "보와 물받이공은 별개라 안전하다"고 주장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만약 물받이공이 사라지면 보에서 떨어지는 거센 물살에 의해 보 바로 아래엔 심각한 세굴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미 낙동강 함안보에서는 보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이 있음에도 강바닥에 무려 수심 21m라는(아파트 7~8층 높이) 엄청난 세굴이 발생했습니다.
함안보 시공 현장 모습을 보면, 고정보 아래 물받이공은 수공의 주장대로 보와 물받이공 공사가 별개로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수문이 달린 가동보 아래는 보와 물받이공이 일체로 만들어졌습니다. 보와 물받이공이 결코 따로가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결국 "보와 물받이공은 별개이기에 안전하다"는 이명박 정부의 주장은 거짓말입니다.
▲ 윗 사진 고정보 밑의 녹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물받이공은 아래 사진에서 보듯, 고정보와 별개로 시공되었습니다. 그러나 좌축 가동보의 경우 가동보 기둥 사이와 수문 밑의 물받이공은 보와 일체로 만들어졌습니다. | |
ⓒ 최병성.낙동강지키기시민운동본부 |
이명박 정부가 만든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낙동강 함안보의 저류량은 1억1500만 톤, 강정보는 1억 톤, 칠곡보는 9000만 톤입니다. 세계 대형댐 저류량 기준 300만 톤보다 월등히 많으니 4대강 보의 수압은 그야말로 엄청난 괴력입니다.
물받이공이 사라져 세굴현상이 일어나 보 아래에 수십 미터 텅 빈 절벽이 생겼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류의 엄청난 수압을 받는 보는 안전할까요?
▲ 변종 운하식으로 낙동강에 줄줄이 만들어진 보입니다. 아래 빨간색 네모칸의 29.1m, 18.2m 등은 각 보 주변의 최대 수심을 말합니다. 엄청난 수량과 수압이 보에 가해진다는 걸 뜻합니다. 그런데 보에서 떨어지는 물을 견뎌줘야할 물받이공이 사라져 보 아래가 텅 빈 절벽이 된다면, 보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 |
ⓒ 구미보 현장사무실 조감도 촬영 |
앞에서 본대로 낙동강의 보들은 강천보처럼 암반을 깊이 파서 세우지 않았습니다. 그저 말뚝을 박고 그 위에 콘크리트를 얹은 구조물입니다. 말뚝 위의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보)도 무거운데, 보 바로 아래 하류가 텅 비었다는 걸 상상해 보십시오. 엄청난 수압을 받는 보가 무너지는 건 상식입니다.
대한민국 '자칭 전문가들'은 부끄러줄 알아야 합니다
4대강 보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이명박 정부의 세 번째 근거는 '시트파일(sheet pile)'입니다. 수공과 몇몇 전문가들은 4대강 보 밑에 시트파일을 박았기 때문에 보 밑으로 물이 새는 파이핑 현상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단정했습니다.
수공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희수 교수는 '보는 암반 위에 설치되어 파이핑 현상이 일어날 수 없다'고 말하였으며, 류권규 교수는 '박창근 교수는 파이핑 현상 등 정확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즉 수공은 토론회에 참석한 몇몇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4대강 보에서 파이핑 현상은 없다'고 주장한 겁니다.
▲ 온통 모래밭에 세워지는 강정보입니다. 대한민국 수자원학회 전문가들이 말하는 암반은 어디에 있을까요? 전문가들이 암반과 모래조차 구분할 줄 모르다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 |
ⓒ 최병성 |
4대강 보가 암반 위에 건설돼 파이핑 현상은 절대 없다고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란 사람들 중 4대강 공사 현장에 직접 가본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자칭 전문가란 사람들은 4대강 보가 암반에 세워졌다는 걸 보기나 했을까요? 사진에서 보듯, 그동안 4대강 사업 공사 현장은 대부분 모래뿐이었습니다.
도대체 시트파일이 뭐길래 전문가라는 분들은 "보 밑으로 물이 샐 수 없다"고 확신하는 걸까요? 시트파일이란 보 공사에 쓰이는 커다란 철 기둥을 말합니다.
▲ 이명박 정부가 보의 안전을 장담하는 시트파일이란 바로 이겁니다. 시트파일 곁에 서서 4대강 사업 기념촬영 하나 했습니다. 이 철기둥이 방수라도 된다는 말일까요? | |
ⓒ 최병성 |
낙동강 보 공사 현장을 통해 시트파일이 뭔지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모래밭에 두 줄로 말뚝 기둥이 띄엄띄엄 박혀 있습니다. 그리고 말뚝 양쪽으로 시트파일이 나란히 박혀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말뚝과 시트파일 위에 거대한 콘크리트를 얹은 게 바로 4대강 보입니다.
▲ 전문가들이 자랑하던 암반은 하나도 없고, 온통 모래밭 뿐입니다. 화살표가 가르키는 철기둥으로 시트파일을 양쪽으로 박고, 그 사이에 박은 말뚝 위에 콘크리트 보가 세워진 것입니다. 저 시트파일이 완벽한 방수체라 파이핑 현상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대한민국 전문가들의 확신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 |
ⓒ 낙동강지키기시민운동본부 |
시트파일은 절대적인 방수시설이 아닙니다. 그저 기다란 철 기둥을 강물 속 땅 밑에 연이어 박은 것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몇몇 전문가들은 시트파일을 마치 대단한 방수 시설인양 여깁니다. 그러면서 시트파일 때문에 댐 밑으로 물이 샐 수 없다는 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물이 새지 않도록 철 기둥을 용접한 것도 아닙니다. 깊은 땅속에 기둥을 박는 중에 휠 수도 있고, 틈새가 벌어질 수 있다는 건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엄청난 수압이 작용하는 강물 아래에서는 작은 틈새라도 물이 스며들면 충분히 파이핑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박창근 교수는 "보 아래에 있는 모래층을 통해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시트파일을 설치하지만, 토압(土壓)과 수압 때문에 영구적인 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즉 시트파일에서 변형이 발생해 물이 보 밑으로 샐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시트파일이 완벽한 방수시설이라고 믿는 전문가들과 수공의 주장과는 달리, 저는 시트파일이 보잘 것 없다는 걸 그동안 4대강 사업 공사 현장에서 자주 목격했습니다. 물살에 휘고, 무너지고, 부서진 현장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시트파일 탓에 파이핑 현상이 없다는 말을 도대체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 설치 예술작품인가요? 4대강 공사 현장입니다. 많이 오지도 않은 비에 시트파일이 이리저리 춤을 추고 있습니다. 이런 시트파일이 있으니 모래 위에 세운 4대강 댐의 안전을 믿으라고요? 지나가는 개가 들어도 웃을 일입니다. | |
ⓒ 최병성 |
MB와 새누리당의 사죄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국토해양부가 승인하고 한국수자원학회가 발간한 '하천설계기준∙해설(2009)'에는 "세굴로 인한 보 본체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바닥보호공을 설치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나옵니다.
그런데 4대강 물받이공 균열과 바닥보호공 유실이 문제가 되자, 이제 와서 정부는 "바닥보호공과 물받이공이 유실·붕괴되어도 보는 안전하다"고 궤변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2012년 4월 국토해양부가 작성한 '낙동강 준공대비 특별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낙동강 8개 보 중에 7개 보에서 바닥보호공이 유실되거나 훼손됐습니다. 만약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이 보 안전과 상관없다면, 왜 굳이 엄청난 혈세를 들여 그것들을 만들었을까요? 또 보 안전과 상관없다면서 왜 다시 수십 억 원씩 들여가며 보수공사를 했을까요?
수공은 보도자료에서 심순보 충북대 명예교수의 말을 인용해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 윗부분에서 손상은 있을 수 있으며 일정주기마다 보수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그 '일정주기'는 1년도 안 돼 한여름 큰 비가 내릴 때마다 찾아오는 게 정상일까요? 그 보수공사 비용은 누가 감당해야 하는 걸까요?
▲ 물받이공 균열이 심각한 칠곡보 현장입니다. 물받이공이 보 안전에 아무 문제없다면 왜 처음부터 물받이공을 만들었을까요? 2011년 9월 칠곡보를 완성한 지 겨우 몇달 만에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이 유실되자 수십 억 원을 들여 보수공사를 하였습니다. 보 안전에 아무 상관도 없다면서 왜 수십 억 원을 퍼부어가며 보수공했는지 이명박 대통령의 대답을 듣고 싶습니다. | |
ⓒ 낙동강지키기시민운동본부. 정수근 |
댐의 안전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수리모형실험→수리모형실험결과 분석→실시설계 확정→본 공사착수'라는 순서를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4대강 사업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 완공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 절차가 무시되었습니다.
삽질 공사 먼저 시작한 후에 설계가 완성되고, 수리모형실험은 서류상 필요한 절차로 졸속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미 4대강 사업 공사가 한창인 2010년 여름, 수리모형실험 현장을 직접 방문해 확인한 결과, 실제 강의 모양과 길이가 전혀 다른 조건에서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졸속과 날림, 그리고 '모래 위에 성'이라는 부실공사가 더해져 보 붕괴라는 재앙이 염려되는 겁니다.
▲ 4대강 MB표 괴물 댐의 미래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명박 현대건설 사장이 안전을 장담하며 만들었지만 붕괴된 연천댐입니다.(사진 상) 그리고 보 물받이공 밑의 모래가 유실되자 물받이공뿐만 아니라 보 콘크리트까지 붕괴된 장면입니다. 4대강 보의 콘크리트 역시 물받이공이 사라지면 이처럼 붕괴 재앙이 발생할 겁니다. | |
ⓒ 이석우.최병성 |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에 각서까지 써가며 그토록 안전을 장담하던 경기도 연천댐은 건설된 지 겨우 몇년 만에 두 번(96년, 99년)이나 붕괴돼 홍수 재앙을 초래했습니다. 홍수 재앙만 일으키던 연천댐은 결국 철거되었습니다.
'MB표 4대강 괴물 댐'은 제2, 제3의 연천댐 붕괴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재앙을 막는 길은 오직 하나, 보의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흐르게 하는 것입니다. 보 철거는 그 후 정밀한 조사를 거쳐 진행해야 합니다.
생명을 사랑하는 국민들은 4대강을 흐르게 할 초록 대통령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만이 4대강에서 또 벌어질 '녹조라떼'와 물고기 떼죽음, 보 붕괴라는 연속되는 재앙을 피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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