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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초반 분수령 'TV토론'...박근혜·문재인·이정희의 전략은?

카알바람 2012. 12. 3. 11:38

 

대선 초반 분수령 'TV토론'...박근혜·문재인·이정희의 전략은?

정혜규 기자

입력 2012-12-02 21:05:48 l 수정 2012-12-03 03:58:02

 

4일로 예정된 중앙선관위 주관 TV토론회를 앞두고 각 대선후보 캠프는 전략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박근혜, 문재인 양 측은 두 후보간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아 TV토론에서 승기를 잡는 쪽이 선거 초반 판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이번 TV토론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질문에 답하는 박근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태평동 세종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근혜, 논쟁보다 정책 설명에 치중하겠다는 전략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은 토론회 전날인 3일 외부일정을 잡지 않고 TV토론 준비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일단 외부적으로는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2일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토론에 대해 매우 교만하고 오만한 사전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이미 토론에 지고 들어간 것"이라며 "민주당은 네거티브, 싸움닭, 폭로 식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가 선관위 주관 TV토론 외에는 응하지 않고 있는데 대해 야권이 '검증을 피하려는 꼼수이며, 정정당당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연일 공세를 하는 데 대한 부담도 상당한 모습이다. TV토론회에서 밀리는 상황이 연출되면 야권의 비판이 증명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금이 가게 되는 것도 부담이다.

박 후보 측은 일단 타 후보들과의 네거티브성 논쟁보다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는 데 치중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 공보단장은"박근혜 후보는 정책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토론을 통해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진정성을 보여주는 토론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유세에서 '참여정부 심판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문 후보를 향해 참여정부 평가에 대해서 공격적인 질문을 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날 토론 주제 중 하나인 '대북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NLL논란 등을 중심으로 문 후보와 이 후보를 함께 묶어 공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문 후보와 이 후보 측이 꺼낼 것으로 예상되는 '정권 심판론'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거리두기' 및 참여정부에 대한 역공세로 피해나가는 전략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국정경험 자신감...'정권심판론'에 집중할 듯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은 TV토론을 '경합 열세'인 판세를 뒤짚을 수 있는 계기점으로 보고 있다. 문 후보가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거치며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TV토론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철수 전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TV토론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주도권을 쥐었던 점도 자신감을 더하게 하는 요소다. 신경민 미디어단장은 "문 후보가 정치쇄신이라든지, 외교와 대북관계도 경험이 있고 가장 해박하고 경륜이 있다"고 자신했다.

단일화 관련 질문에 답변하는 문재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대선후보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이날 토론은 정치, 외교, 안보, 통일 분야에 대한 토론인 만큼 문 후보는 그간 안 후보와 함께 발표해왔던 새정치공동선언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개혁안에 비중을 실을 전망이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박 후보의 공동책임론을 부각시켜 '정권심판론'에 화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박 후보 측이 꺼내들 것으로 예상되는 NLL논란 등 대북정책과 관련한 공세에 대해서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면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MB정부의 실패한 대북정책'을 지적하며 역공을 펼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침여정부 심판론에 대해서는 최근 유세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명박 정부와의 구체적인 비교 수치를 제시하며 반론을 펼 공산이 크다.

문 후보 측은 이정희 후보가 어떤 '스탠스'를 취할 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심 여성인 이 후보가 박 후보의 '여성대통령론'과 MB정부의 실정 등을 공격하는 데 집중해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양당간 관계가 소원한데다 이 후보가 진보정치의 차별성 부각을 위해 박 후보와 문 후보 양 측을 묶어 공격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희, 공세적 여론전 펼칠 가능성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 측은 박 후보와 문 후보 간의 양자대결 구도로 가고 있는 이번 대선에서 TV토론이 존재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로 보고 대응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 후보 측은 TV토론이 통합진보당 사태로 악화된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통합진보당 사태에서 국민들에게 잘못 알려진 것들이 많아 여론의 지탄을 받았지만 TV토론에서 이 후보의 진정성이 드러나면 다른 평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통합진보당 사태를 둘러싼 '부정 선거' 시비가 다시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공세적인 여론전을 펼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울외신기자회견하는 이정희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외신기자회견을 열고 외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정치, 외교, 안보, 통일 분야 토론인 이날 TV토론이 박 후보 및 문 후보와의 차별화를 극대화할 수 있는 토론이라고 보고 공세적으로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정치권 전반이 '좌클릭'하고 있는 만큼 경제 분야 토론인 2차 토론이나 사회 분야 토론인 3차 토론보다 차별화를 기하기에 용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박 후보를 향한 '정권심판론'과 함께 문 후보와도 '각을 세워' 진보정당 후보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겠다는 전략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박 후보 측이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종북'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맞받아치는 전략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후보가 변호사 출신인 만큼 냉정하고 치밀한 논리를 내세우면서 상대방을 '수구집단'으로 몰면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고, 피하지 않고 역으로 공격하는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