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항 늑장 원청사 현장소장 구속

피항 늑장 원청사 현장소장 구속

해경, 석정36호 침몰사고 관련 예선 거부 당직자도 불구속 입건

2012년 12월 26일 (수) 21:57:26 울산제일일보 ujeil@ujeil.com

▲ 해경이 사고를 낸 건설사 사무소 압수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울산해경 해경이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콘크리트 타설 선박 석정36호(2천600t급)의 침몰 사고와 관련, 원청회사인 한라건설의 현장소장을 구속했다. 최초 석정36호의 이동을 위해 지원 요청을 받았다가 기상 관계로 불가하다는 답변을 했던 울산예선협회 당직자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남해지방해경청은 26일 한라건설의 현장소장 조모(46)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해경에 따르면 울산신항 북방파제 제3공구 축조 공사현장의 총책임자인 조씨는 사고 당일 풍랑예비특보가 발효됐음에도 석정36호의 피항을 조기에 지시하지 않았고, 사고 위험이 높은 가운데 배에 탄 선원과 근로자를 우선 대피시키지 않아 대규모 인명피해를 야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또 사고 당일 오후 기상악화를 이유로 석정36호의 최초 예선 요청과 관제실의 출동 지시를 거부한 울산예선협회 당직자 신모(30)씨에 대해 항만법 위반 혐의로 이날 불구속 입건했다. 항만법상 천재지변이나 불가항력이 아닌 경우 예선요청을 거부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해경은 당시 기상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예인선의 출동이 가능한데도 신씨가 임의로 거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해경은 석정36호의 해상 콘크리트 타설 장비 증설과 관련, 안전성 검증 등의 조치를 벌였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서울 석정건설 본사와 한라건설 울산사무소를 압수수색해 컴퓨터와 시공계획서 등을 압수했다. 남해해경청 류춘열 석정36호 수사본부장은 “서울 석정건설 본사와 공사관계자로부터 압수한 자료를 토대로 항만청과 감리 등의 범죄 혐의 여부도 추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침몰된 석정36호의 인양업체인 코리아살베지는 이날 오후 예인선과 바지선을 사고현장에 투입했다. 또 150t급 기중기선 1척을 이날 오후 부산에서 출발시켜 27일 오전께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코리아살베지 관계자는 “현재 11명의 다이버가 선체인양을 위해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인양에 필요한 장비와 자재 등을 준비하는데 3~4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본격적인 인양은 연말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석정36호는 지난 14일 오후 7시 10분께 남구 용연동에서 0.9마일 떨어진 울산신항 북방파제 제3공구 공사현장에서 전복·침몰해 승선원 24명 중 12명은 구조됐으나 7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