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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하청 문제 ‘노노갈등’ 새국면

카알바람 2012. 12. 31. 11:47

사내하청 문제 ‘노노갈등’ 새국면

현대차 정규직노조·현장조직, 하청노조 교섭 봉쇄에 ‘발끈’
노조사무실 봉쇄 교섭 막자 “공동투쟁 기본 무너졌다”
강도 높은 비판 목소리...특별교섭 당분간 중단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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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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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정규직화가 아니면 현대차 노조의 노력은 모두 쓰레기로 매도당해야 하는가.” “하청노조도 한치의 양보없이 무조건 고집해선 안 된다.”

현대차 사내하청 정규직화 문제와 관련, 지난달 27일 정규직 노조사무실을 봉쇄해 ‘특별교섭’을 원천차단한 하청노조(비정규직 지회)에 대해 정규직 노조에 이어 노조내 일부 현장조직들이 강도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가 비정규직의 적인가”

노조집행부가 소속된 현장조직인 민주현장은 30일 ‘우리가 당신들(비정규직 조합원)의 적인가’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민주현장은 대자보에서 “하청노조 집행부는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하청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려 한 대화를 거절하고, 교섭장으로 가려는 교섭위원을 막아섰다”며 “현대차 비정규직 전원을 한날한시에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현대차 노조의 노력은 모두 쓰레기로 매도당해야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 조직은 “하청노조가 또다시 교섭장을 점거하고 봉쇄하면서 원·하청 공동투쟁의 기본이 무너졌다”며 “(비정규직 지회가) 현대차 노조를 무시하는 공문을 발송하며 4만5000 조합원을 기만했다”고 비난했다. 또 “현대차노조 임원은 인내하며 27일 15차 불법파견 특별교섭에서 결단할 부분이 있다면 결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하청노조도 ‘전원 정규직화’만 고집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송전철탑 농성장에서 금속노조와 현대차 노조가 세운 천막에 휘발유를 붓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하청노조 집행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현장조직인 현장혁신연대도 대자보를 통해 “한날한시에 비정규직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면 한치의 양보없이 무조건 고집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치논리 개입돼서는 안돼”

현대차 노조도 지난 27일 특별교섭이 무산된 직후 ‘불법파견 특별교섭 중단됐습니다’라는 제목의 소식지를 통해 “교섭을 막은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이날 “비정규직지회의 봉쇄로 교섭이 중단돼 참담함과 안타까움이 교차한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정규직 노조의 노력이 매도되고 폄하되는데 인간적 비애감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는 그 어떠한 정치논리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노조 자주권을 침해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어 “비정규직지회가 합리적인 사고와 이성을 회복하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정규직화 협상 기약없이 중단

지난 27일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위한 현대차 노사와 하청 노사, 금속노조 등 5자간 올해 마지막 교섭이 하청노조의 교섭봉쇄로 무산되면서 당분간 정규직화 특별교섭은 열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규직 노조와 하청노조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데다 현대차 노사가 내년 1월7일부터 2주간 밤샘근무를 없애는 주간연속2교대제 시범운영으로 특별교섭을 진행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여러 정황상 사내하청 정규직화 협상은 한동안 재개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하청노조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정규직화 문제가 예상보다 훨씬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