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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구글 검색’도 없이 서둘러 중간발표

카알바람 2013. 1. 3. 14:23

 

경찰,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구글 검색’도 없이 서둘러 중간발표

‘구글링’후 압수수색 진행..16개 계정으로 대선관련 200여개 글에 찬·반의사 표현한 흔적발견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입력 2013-01-03 10:45:04 l 수정 2013-01-03 11:45:42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인터넷 댓글을 작성해 불법 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모씨가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인터넷 댓글을 작성해 불법 선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 김모씨가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28)씨의 불법선거운동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이 '구글 검색'(인터넷 검색) 작업 없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달 20~21일 김씨와 관련된 아이디·닉네임을 '박근혜' '문재인' 등의 대선 관련 키워드와 '구글 검색'을한 결과 김씨가 선거관련 의사표현을 한 흔적을 발견했고, 이를 단서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김씨가 특정 사이트에서 16개의 계정으로 200여개의 선거관련 게시글에 찬성·반대 의사표현을 남긴 흔적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대선 직전인 지난달 16일 밤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 문재인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비방 댓글 발견되지 않음'이라는 제목의 몇 줄짜리 보도자료를 배포한 뒤 다음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씨의 하드디스크에서 40개의 아이디와 닉네임이 발견됐다"는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경찰의 분석결과 김씨의 아이디 20개와 필명(닉네임) 20개가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은 이른바 네티즌수사대도 하는 '아이디와 닉네임으로 어떤 글을 올렸는지는 검색하는 작업'을 하지 않고 서둘러 결과를 발표했다. 수서경찰서는 19일이 돼서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디지털 증거분석팀으로부터 김씨와 관련된 자료를 건네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구글 검색'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김씨가 제출한 데스크톱, 노트북을 토대로 한 임의조사 결과를 '구글링' 작업도 거치지 않고 지난달 17일 발표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서울청의 진행 하에 된 것"이라며 "제가 답변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선거관련 200여개의 글에 찬·반 의사 표시, 특정 후보 지지 또는 반대 일관돼

경찰은 중간수사결과 발표 이후인 20~21일 이틀 동안 '구글 검색'을 통해 김씨가 한 유명 사이트에서 대선과 관련된 게시글에 찬·반을 표시한 흔적을 발견했고, 이를 토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해 22일부터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및 참고인조사(해당 사이트 운영자)를 통해 김씨가 지난해 8월 말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이 사이트에서 16개의 계정을 이용해 선거관련 200여개의 글에 찬·반 의사를 표시한 결과를 확인했다. 경찰은 이 외에도 50개 가량이 확인됐으나, 이는 선거와 관련 없는 글이라고 설명했다. .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직접 댓글을 남긴 사례는 없었다"면서도 "찬·반 의사를 표시한 경우 일정한 패턴을 보였다"고 전했다. 즉, 김씨가 문재인, 박근혜 후보 등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의사표현을 한 정황을 확인 한 것이다.

경찰은 4일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한다. 경찰은 김씨가 직접 댓글을 남긴 것은 아니더라도 선거 관련 글과 댓글에 찬·반을 표기한 것이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지 모호해 추가조사를 통해 고의성 여부 등을 두고 이를 가릴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김씨의 추가조사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 외의 포털사이트 등의 압수수색이나 김씨가 제출하지 않았던 스마트폰 제출요구 등 추가조사 계획을 묻자 "현재까지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로 제출요구 등을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서가 나온다면 할 부분"이라며 "계획이 있다, 없다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