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우리가 희망이다! 함께 살기 위해 싸우자! 본문
우리가 희망이다! 함께 살기 위해 싸우자! | |||||||||||||||||||||||||||||||||||||||||||||||||||||||||||||||||||||||||||||||||||||||||||||||||||||||||||||||||||||||||||||||
다시 희망 만들기...“더 이상 죽이지 마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탄압 철폐하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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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신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은 오늘 돐을 맞은 박현제 비정규직지회장 딸에게 선물을 전달하며 “좋은 세상을 만들테니 건강하게 잘 자라라”고 인사를 전하고 “수많은 열사들이 목숨을 바치고 수배와 해고, 거리투쟁을 하며 지켜온 민주노총을 만들던 첫 마음 첫 결의로 달려나가자”고 역설했다. 박현제 금속노조 울산비정규직지회장은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이 어언 10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한 분의 동지가 열사가 됐고 두 분이 분신했으며 200명에 달하는 동지가 해고됐다”고 전하고 “160억 넘는 손배를 맞았고 지금 투쟁하는 간부들은 월급과 부동산을 가압류 상태지만 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 전주, 아산, 울산 공장 모든 비정규직에 대해 2004년 노동부는 불법파견을 판정했다”면서 “지난 12월 100명 넘는 조합원들이 폭력에 의해 병원에 실려갔는데 이것이 대법에서 정규직이라고 판정받은 우리에 대한 대우냐?”고 되묻고 “우리는 이 투쟁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간다”고 성토했다. 조화순 목사, 조계종 종호 노동위원장,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가와 수원버스 학생대표도 무대에 올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투쟁을 응원하고 노동자가 주인되는 참세상을 위해 자신들도 열심히 연대하겠노라고 약속했다. 철탑 위 두 노동자도 발언을 통해 ‘다시, 희망 만들기’ 참가자들에게 인사하고 끝장투쟁을 결의했다. 최병승 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은 “지난해 말부터 아산, 동두천, 평택, 서울, 전주, 광명 등에서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에 돌입했고, 지난 대선 직후 5명의 노동자가 죽음으로써 우리와 이별해 다섯 곳 하늘에서 노동자들이 고공농성 중이고 한진중공업에서는 열사투쟁 중”이라고 말하고 “날치기악법보다도 못한 신규채용을 받는다면 희망은 없다”면서 “현대차에 굴복하지 않고 노동자의 자존심을 지켜온 우리가 비정규직 철폐운동 선봉대로 설 수 있게 해주시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철탑을 올려다보며 “천의봉, 최병승동지, 힘내십시오. 사랑합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소리치고 머리 위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따뜻한 연대의 정을 표했다. 전농과 전여농, 철도노조, 조계종 노동위원회, ING생명노동조합 등에서 쌀과 부식, 투쟁 기금을 전달했다. 이어 참가자들이 버스를 타고 오며 차 안에서 작성한 희망의 편지 중 백기완 선생 것을 사회자가 낭독했다. “벌써 이겼으니 남은 건, 끝까지 싸우는 것만 남았소.” 백석근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이 희망편지 모은 것을 희망우체통에 넣었다. “우리가 희망이다 불파투쟁 승리하자!”, “우리가 희망이다 비정규직 철폐하자!”, “열사정신 계승하여 정리해고 철폐하자!”, “열사정신 계승하여 비정규직 철폐하자!”, “열사정신 계승하여 노조파괴 분쇄하자!”
오후 8시20분 경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앞에서 “노동자를 죽음 벼랑 끝으로 밀어내는 조남호를 구속시키라”고 외치는 추모제가 시작됐다. 최헌국 목사,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 권영국 민변 노동위원장, 이도흠 민교협 공동의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윤희숙 청년연대 공동대표, 오도엽 작가가 종교계, 노동계, 법조계, 학계, 청년, 여성 등을 대표해 비상시국회의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박근혜 노동자의 죽음과 희생 위에 사회통합이 어떻게 가능한지,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서 어떻게 소통하겠다는 것인지, 제주 해군기지 예산을 통과시키고, 대형마트 영업규제도 후퇴하면서 어떻게 민생을 이야기하고 평화를 이야기하는지 답하라”고 촉구하고 “우리가 더 많이 연대하고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면 이제는 큰 희망을 품자. 이윤중심의 사회를 뒤엎고 세상을 바꾸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최강서동지를 사람의 눈이 있으되 사람을 볼 줄 모르는 데눈이 박근혜가 죽였다”고 일갈하고 “재재작년에 한진중공업 때문에 희망버스운동이 벌어질 때 이 늙은이가 김진숙을 살리려고 여기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 박근혜가 당선되자마자 경찰이 날 데리러 오고 소환장을 보낸다”고 분개했다. 백 소장은 “내가 볼 때 박근혜 데눈이는 진보의 역사를 모르고 재벌의 횡포를 모른다”고 말하고 “최강서는 조남호와 박근혜가 짜고 죽인 것”이라면서 “돈과 권력, 억압이 아니고 그로부터 몸부림치는 생산적인 노동자가 주인임을 자각하고 눈을 번쩍 뜰 때 노동자를 학살하는 계층을 몰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장은 “저 담벼락 안에서 네 분의 열사가 죽임을 당했고 여러분은 이 암울함과 절망에 빠진 현장에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일깨우며 이 자리에 왔다”고 말하고 “이렇게 많은 이들이 희망을 갖고 승리를 만들기 위해 왔으며 이는 패배가 아닌 승리”라면서 “최강서는 2013년 패배가 아닌 승리로 가는 지름길을 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최강서열사 부인 이선화 씨는 “남편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 가서 남편을 보는 순간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심정이었고, 정리해고 후 2년 간 힘들었는데 재취업 3시간 만에 무기한 강제휴업으로 남편을 절망에 빠뜨린 회사가 원망스럽다”고 말하고 “OO아빠, 난 어떻게 살라고 그렇게 간단 말이냐?”고 되물었다. 열사 부인은 “유서를 볼 때마다 눈물이 나고 민주노조로 돌아오란 말이 뭔지도 모르는데 동지들에게 지회로 돌아오라고 꼭 승리해 달라고 아이 아빠는 이야기했다”면서 “제발 돌아와서 제 남편의 소원을 꼭 풀어주고 우리 아이들 아빠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말하고 “남편 장례를 하루빨리 치를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강서야. 오늘은 내가 크레인에 오른 지 만 2년이 되는 날이다. 그날 영하 13도 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널 지키겠다고 했는데, 너는 가고 나는 남았다. 강서야. 네가 없어도 해는 뜨고 네가 없는 세상에서도 시간은 흘러 그렇게 16일이 지났다. 널 냉동실에 눕혀놓고 꾸역꾸역 밥을 먹는 우린 이 겨울이 참 춥다. 강서야. 재작년 겨울, 내가 출근투쟁을 할 때, 주머니에 따뜻한 음료를 넣어주던 강서야. 그때 그 두유 한 병이 참 따뜻했다는 말을 아직 하지도 못했는데 그 말을 들어줄 너는 없다. 미처 고맙다는 말을 건넬 틈도 없이 너는 출근을 했고 정리해고라는 살생부가 떨어지기 전, 그 아침들이 사무치게 그립다. 그 아침처럼 아빠 다녀오시라는 아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출근하는 아침을 다시 맞는 일이 이렇게 힘들구나. 해가 뜨기도 전, 이른 아침 담배연기처럼 입김을 내뿜으며 출근을 했던 조합원들은 해고됐고, 네가 출근을 했던 문은 봉쇄되고 그 봉쇄된 문 앞엔 너의 빈소가 차려졌다. 이력서에 붙였던 사진은 영정이 되고 그 영정 앞에 다시 상복을 입은 사람들. 그 광경이 기가 막힐 뿐이다. 2003년, 네 나이 스물여섯. 그때 네가 입었던 상복을 너의 동지들이 다시 입었다. 9년 전, 그때만 하더라도 김주익이라는 사람이 왜 목숨까지 던져야 했는지, 11살, 9살, 7살 아이를 두고 왜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는지 다 이해하긴 힘들었을 거야. 김주익 지회장을 따라간 곽재규라는 사람의 마음을 다 헤아리기도 어려웠을 거야. 그걸로 끝이어야 했다. 다시는 이런 불행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 두 사람의 빈소에서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렸던 경영진의 사과는 진심이어야 했다. 복지관을 지어주며 화해의 손을 내밀던 그 웃음도 진심이어야 했다. 그러나 8년 만에 저들은 다시 정리해고의 칼날을 휘둘렀고 400명이 잘렸다. 이제는 화합해야 할 때라고 말하던 그 입으로 저들은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했고 웃으며 악수를 건네던 그 손으로 복지관 건물을 하나하나 폐쇄했다. 내 전화기에는 2년만에 복직하던 날, 파이팅을 외치며 환하게 웃던 너의 사진이 남아있다. 아마도 네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웃는 모습. 그렇게 환하게 웃으면서 공장으로 들어갔니? 살아서는 넘을 수 없었던 공장의 벽을 그렇게 넘어갔니? 그게 마지막이라는 것도, 시퍼런 나이의 너를 열사라고 부르는 것도 우린 아직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이렇게 막막하다. 네가 떠나던 날 새벽, 목이 졸리는 꿈을 꾸었다는 동순이 형님. 동생들을 살리고 싶어 크레인 위에서 40일 단식을 했던 그 형님이 십분만 일찍 사무실로 갔으면 널 살렸을 거라고 가슴을 친다. 네가 잠든 모습을 보고 깨우지 않고 출근 선전전을 나갔던 동지들이 평생 짊어져야 할 상처는 아프고 깊다. 눈도 벌겋고 가슴도 벌건 채 소리 내 울지도 못하는 사람들. 널 땅에 묻고 나면 그때는 소리내 울 수 있을까. 그동안 필리핀 수빅으로 수주를 다 빼돌리고 영도공장엔 4년이 넘도록 수주 한척을 못 받았던 무능한 경영진들은 이제 수주를 받을만하니 또다시 분규를 조장한다고 게거품을 문다. 끝까지 너의 죽음을 개인적인 생활고로 모욕하는 저들은 개인적인 죽음에 왜 여당대표까지 조문을 오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저들의 횡포에 졌다고 너는 말했지만 그 말이 포기가 아님을 우린 안다. 넌 누구보다 강했으니까. 넌 누구보다 의연했으니까. 그리고 넌 누구보다 따뜻했으니까. 목숨을 내놓고서라도 싸우고 싶었던 네 몫까지 우리가 싸울게. 강서야. ‘나는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노동자로 살아간다. 내 아들 또한 그럴 것이다. 하지만 척박한 노동조건. 그러나 어제 하루는 광활한 우주속 노동자의 지구를 찾은 듯한….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듯한…. 연대해준 동지들은 하루겠지만 나에겐 미래다. 고맙습니다. 사랑하는 동지들. 투쟁!’ 재작년 6월 12일 희망버스가 처음 다녀간 다음 날, 강서가 트위터에 남긴 글입니다. 이 추운 날 먼 길을 다시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너무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이 오신 걸 알면 강서도 많이 기뻐할 겁니다. 살아서 얼싸안고 만났다면 얼만 좋았겠습니까. 복직하는 날이라고 설레며 출근했던 그 아침이 그대로 이어졌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강서의 말대로 조합원들이 다시 민주노조로 돌아오고 우리조합원들이 다시 공장에서 땀 흘려 일하게 되는 날. 그날 강서는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저항하는 사람들을 끌고 가 6개월을 고문하고 하루만에 사형을 집행한 유신 때도 싸웠고, 민주노조했다고 대공분실에 끌고 가 거꾸로 매달았던 군사독재 때도 싸웠습니다. 그게 역삽니다. 철탑에서 노동자의 존엄성을 지키는 노동자들이 있고 그리고 이렇게 함께하는 우리가 있습니다. 목숨을 건 철탑농성을 기만하고 죽음마저 외면하는 저들과 끝까지 싸워 우리 힘으로 동지들을 내려오게 하고 강서를 편히 보내줍시다. 투쟁.”
한편 한진중공업 앞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백석근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이 구민장례식장을 찾아가 고 최강서열사 아버지와 부인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하고 민주노총에 모든 것을 맡겨 줄 것을 당부했다. 백 위원장은 “늦게 와서 죄송하다”면서 “연말에 사고가 나서 입원 치료를 받느라고 이제야 왔다”고 전하고 “최 동지를 모실 수 있게 해 주셔서 정말 고맙고, 이 투쟁을 빨리 끝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테니 굳건히 믿고 맡겨주시라”고 위로했다. 한진중공업에 아들보다 먼저 입사해 정년퇴임한 최강서열사의 아버지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니 그렇게 하면 될 것”이라면서 “우리 강서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최강서열사 부인 이선화 씨는 “해결이 빨리 돼서 장례를 치를 수 있으면 좋겠고, 그게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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