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핵심 산별인 금속노조가 이달 30일자로 철탑농성 연대 총파업 령(令)을 내려놓고 완성차 3사 노조를 번갈아 방문하며 투쟁동력 결집 호소에 나섰다.
금속노조는 지난 8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이달 30일 15만 전 조합원이 동참하는 주·야간 4시간 부분파업 지침을 확정했다.
새 정부에 ‘불법파견’, ‘정리해고’, ‘노조파괴’ 등 3대 노동현안 해결을 촉구하겠다는 거다.
총파업 성패 여부는 최대 투쟁동력인 현대차지부를 비롯해 기아차지부, 한국지엠대우차지부 등 완성차 3사 노조가 쥐고 있다.
하지만 기아차지부와 한국지엠대우차지부는 벌써 불참을 선언했다. 정리해고 사태를 겪고 있는 쌍용차지부는 해고자 중심이라 투쟁동력을 모을 여력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총대를 메 주리라 여겨왔던 현대차지부마저 불법파견 정규직화 방법론을 놓고 사내하청노조와 냉전 중이다.
상황이 이렇게 꼬이자 금속노조 박상철 위원장은 지난 14일 현대차 울산공장 현대차지부 사무실을 찾아 대의원과 비상간담회를 가졌다.
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총파업이 반드시 성사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현대차지부와 비정규직지회가 공동투쟁 전선을 복원할 수 있도록 화해 테이블도 주선했다.
이어 금속노조는 15일에는 기아차지부와 지엠대우차지부도 잇따라 방문해 총파업 동참을 독려했다. 뿐만 아니라 오는 18일에는 이들 완성차 3사 노조가 다같이 모인 자리에서 다시한번 투쟁동력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로 민주노총이 비상시국회의를 구성해 민중투쟁을 준비하고 있고, 이미 희망버스도 재가동된 마당에 투쟁동력이 달려서 과거의 ‘뻥 파업’ 관행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
금속노조는 완성차 3사 노조와의 이런 일정을 마친 뒤 오는 22일 세부적인 투쟁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권오일 현대차지부 대외협력실장은 “현대차지부는 불법파견 투쟁이 진행 중인 현안 사업장노조인 만큼 기아차지부나 한국지엠지부와는 입장이 다르지 않느냐”며 “금속노조가 총파업 지침을 내린 이상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지부 대의원들도 지난 14일 비상간담회에서 박 위원장에게 “금속노조가 파업지침을 내려면 다 같이 가야한다”며 “누구만 총대메고 누구는 빠지면 현장에서 투쟁을 조직하는 데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달 금속노조의 잔업거부 투쟁 때 기아차지부와 지엠대우차지부가 빠진 채 현대차지부만 참여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울산 노동계 관계자는 “15만 총파업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세부전술을 짤 때 총파업 수위가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차지부 조합원들이 어느 정도 동참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