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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다르면 무조건 종북? 보수언론의 매카시즘 도넘었다 본문
자신과 다르면 무조건 종북? 보수언론의 매카시즘 도넘었다
“대결론에 마녀사냥, 독재정권 때나 하던 것”
정지영 기자 jjy@vop.co.kr
입력 2013-03-11 21:41:26l수정 2013-03-11 22:21:05
한.미 ‘키 리졸브’ 군사연습이 시작되고 이 날을 기점으로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 남북 불가침 합의 무효화를 선언한 가운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여느 때보다 높다.
이 가운데 보수언론의 여론몰이가 점입가경이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비판만 가능하고 북한과 대화를 요구하기라도 하면 이는 곧 ‘종북’이니 ‘그 입 다물라’고 요구하는 모양새다.
◆조선, “北옹호세력 대한민국 사람 맞나” =‘조선일보’는 11일 ‘北核 협박 눈감은 세력들 “韓美훈련이 전쟁 부른다” 비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북한 입장 대변해온 정당 및 단체’라는 표까지 제시하며 통합진보당, 한국진보연대, 한국대학생연합,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범민련 남측본부 등을 지목했다.
이 신문은 시민사회 단체가 ‘키 리졸브’ 훈련 중단과 북한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데 대해 “북한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며 호응하는 듯한 모양새”이며 “‘핵 협박을 하는 북을 옹호하는 이들이 과연 대한민국 사람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북한의 노골적인 핵(核)전쟁 협박 속에 종북(從北)세력이 더 준동하고 있다”며 “이들은 북한의 기습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韓美)연합 연례 방어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조차 “북한 공격 전쟁 훈련” 운운하며 북한의 적반하장을 그대로 좇아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이날 보도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를 한양대 학생단체가 새내기 대상 강연자로 초청한 것과 관련, 한양대 재학생들 사이에서 ‘종북 논란’과 ‘경선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이 대표를 강사로 초청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와 시끌시끌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미 대화’ 요구하면 ‘종북’?=그러나 수십 년 간 이어져온 북미 대결을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보수언론이 주장하듯 ‘북한 옹호 주장’도 아니다.
북한은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냉전 해체 이후 한.미동맹이 군사적으로 압도적 우위에 서자 이를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한편으론 핵개발을 해왔으며 다른 한편으론 평화협상과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구해왔다.
이로 인해 북핵 문제는 지난 20여 년 간 지속돼왔으며, 북.미 간 긴장이 높아지다 협상에 돌입하는 식의 패턴도 장기간 이어져왔다. 그 사이 한반도 긴장의 수위는 계속 높아져와 현재에 이르게 됐다.
문제는 북.미 간 긴장 고조가 자칫 군사적 충돌로 이어졌을 경우 그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남과 북의 주민들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북.미관계나 남북관계를 긴장을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의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은 진보진영은 물론이고 중립적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수의 의견이다.
최근 미국 내에서도 그간 북한에 대해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정책이 애초 추구했던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내지 못한 만큼, 새로운 접근법이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한미연합훈련 반대하면 ‘종북’?=아울러 북한을 겨냥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북한의 반발과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며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진보진영이 일관되게 해왔던 주장이다. 이는 설혹 국민 모두가 찬성하는 견해는 아닐지언정, ‘대한민국 국민이 어찌 감히’라는 꼬리표를 붙일 만한 주장도 아니다.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은 1976년 시작된 팀스피리트 훈련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후 연합전시증원연습(ROSI)으로 이어져 오다 2008년부터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으로 대체됐다.
이 훈련은 한반도 긴급상황 시 한반도 밖에 있는 미군을 얼마나 빠르게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가를 집중 연습하는 훈련으로, 전쟁 반발과 북한 급변사태 발생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훈련을 벌인다. 올해 훈련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 외에 F-22 스텔스 전투기, B-52 전략폭격기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해마다 키 리졸브 훈련이 북한을 선제공격하기 위한 연합 훈련이라며 이 훈련을 전후로 강하게 반발해왔다. 올해처럼 이슈화되지 않았을 뿐, 해마다 3월 이 훈련을 전후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다.
실제 2009년 3월엔 북이 세 차례에 걸쳐 개성공단 육로통행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 북은 훈련이 시작된 11일 남북 연락사무소 간 직통전화를 끊었으나, 개성공단 출입경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충돌위기를 불러올 수 있으니 한미훈련을 중단하고, 이를 북미 대화의 계기로 삼으라는 주장은 그저 ‘종북’으로 매도돼야 할까?
앞서 한.미는 지난 1991년 남북 ‘비핵화공동선언’을 체결한 이듬해인 1992년 팀스피리트 훈련을 일시 중단해 대화의 물꼬를 텄던 경험이 있다. 또 1993년 북이 이 훈련의 실시 등에 반발해 NPT 탈퇴를 결정하고 1차 북핵위기가 불거지자 1994년 다시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으며, 그해 맺어진 북미 ‘제네바 합의’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이후에도 팀스피리트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풀어갈 지에 대해 건강한 토론을 전제로 다양한 여론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쪽의 주장을 ‘종북’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하면 서로 다른 의견이 공존할 장은 사라지고 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엽합(민언련) 공동대표는 “보수신문들이 북에 대해선 ‘대결론’으로, 남쪽 내에선 선을 그어 분류해내는 식으로 보도하는 태도는 대단히 파시스트적”이며 “민주주의적 언론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 대표는 “원인진단과 처방에 있어 다양한 의견이 있고, 이를 차근차근 짚어나가며 여론형성 과정을 충실하게 해줘야 하는데 마녀사냥 식으로 딱 건너뛰고 특정 방향으로 ‘몰이’하는 것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억압하는 독재시절에나 했던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가운데 보수언론의 여론몰이가 점입가경이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비판만 가능하고 북한과 대화를 요구하기라도 하면 이는 곧 ‘종북’이니 ‘그 입 다물라’고 요구하는 모양새다.
◆조선, “北옹호세력 대한민국 사람 맞나” =‘조선일보’는 11일 ‘北核 협박 눈감은 세력들 “韓美훈련이 전쟁 부른다” 비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북한 입장 대변해온 정당 및 단체’라는 표까지 제시하며 통합진보당, 한국진보연대, 한국대학생연합,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범민련 남측본부 등을 지목했다.
이 신문은 시민사회 단체가 ‘키 리졸브’ 훈련 중단과 북한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데 대해 “북한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며 호응하는 듯한 모양새”이며 “‘핵 협박을 하는 북을 옹호하는 이들이 과연 대한민국 사람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북한의 노골적인 핵(核)전쟁 협박 속에 종북(從北)세력이 더 준동하고 있다”며 “이들은 북한의 기습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韓美)연합 연례 방어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조차 “북한 공격 전쟁 훈련” 운운하며 북한의 적반하장을 그대로 좇아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이날 보도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를 한양대 학생단체가 새내기 대상 강연자로 초청한 것과 관련, 한양대 재학생들 사이에서 ‘종북 논란’과 ‘경선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이 대표를 강사로 초청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와 시끌시끌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미 대화’ 요구하면 ‘종북’?=그러나 수십 년 간 이어져온 북미 대결을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보수언론이 주장하듯 ‘북한 옹호 주장’도 아니다.
북한은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냉전 해체 이후 한.미동맹이 군사적으로 압도적 우위에 서자 이를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한편으론 핵개발을 해왔으며 다른 한편으론 평화협상과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구해왔다.
이로 인해 북핵 문제는 지난 20여 년 간 지속돼왔으며, 북.미 간 긴장이 높아지다 협상에 돌입하는 식의 패턴도 장기간 이어져왔다. 그 사이 한반도 긴장의 수위는 계속 높아져와 현재에 이르게 됐다.
문제는 북.미 간 긴장 고조가 자칫 군사적 충돌로 이어졌을 경우 그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남과 북의 주민들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북.미관계나 남북관계를 긴장을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의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은 진보진영은 물론이고 중립적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수의 의견이다.
최근 미국 내에서도 그간 북한에 대해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정책이 애초 추구했던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내지 못한 만큼, 새로운 접근법이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한미연합훈련 반대하면 ‘종북’?=아울러 북한을 겨냥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북한의 반발과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며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진보진영이 일관되게 해왔던 주장이다. 이는 설혹 국민 모두가 찬성하는 견해는 아닐지언정, ‘대한민국 국민이 어찌 감히’라는 꼬리표를 붙일 만한 주장도 아니다.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은 1976년 시작된 팀스피리트 훈련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후 연합전시증원연습(ROSI)으로 이어져 오다 2008년부터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으로 대체됐다.
이 훈련은 한반도 긴급상황 시 한반도 밖에 있는 미군을 얼마나 빠르게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가를 집중 연습하는 훈련으로, 전쟁 반발과 북한 급변사태 발생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훈련을 벌인다. 올해 훈련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 외에 F-22 스텔스 전투기, B-52 전략폭격기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해마다 키 리졸브 훈련이 북한을 선제공격하기 위한 연합 훈련이라며 이 훈련을 전후로 강하게 반발해왔다. 올해처럼 이슈화되지 않았을 뿐, 해마다 3월 이 훈련을 전후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다.
실제 2009년 3월엔 북이 세 차례에 걸쳐 개성공단 육로통행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 북은 훈련이 시작된 11일 남북 연락사무소 간 직통전화를 끊었으나, 개성공단 출입경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충돌위기를 불러올 수 있으니 한미훈련을 중단하고, 이를 북미 대화의 계기로 삼으라는 주장은 그저 ‘종북’으로 매도돼야 할까?
앞서 한.미는 지난 1991년 남북 ‘비핵화공동선언’을 체결한 이듬해인 1992년 팀스피리트 훈련을 일시 중단해 대화의 물꼬를 텄던 경험이 있다. 또 1993년 북이 이 훈련의 실시 등에 반발해 NPT 탈퇴를 결정하고 1차 북핵위기가 불거지자 1994년 다시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으며, 그해 맺어진 북미 ‘제네바 합의’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이후에도 팀스피리트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풀어갈 지에 대해 건강한 토론을 전제로 다양한 여론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쪽의 주장을 ‘종북’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하면 서로 다른 의견이 공존할 장은 사라지고 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엽합(민언련) 공동대표는 “보수신문들이 북에 대해선 ‘대결론’으로, 남쪽 내에선 선을 그어 분류해내는 식으로 보도하는 태도는 대단히 파시스트적”이며 “민주주의적 언론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 대표는 “원인진단과 처방에 있어 다양한 의견이 있고, 이를 차근차근 짚어나가며 여론형성 과정을 충실하게 해줘야 하는데 마녀사냥 식으로 딱 건너뛰고 특정 방향으로 ‘몰이’하는 것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억압하는 독재시절에나 했던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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