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15만 볼트’ 고압 송전탑 밑 물놀이장 남구청 공사 논란 ... 주민.환경단체 지중화 요구 본문
남구청이 무거동 와와공원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고압 송전철탑 바로 아래 어린이 물놀이장을 짓고 있어 논란이다. 족구장이던 이곳을 물놀이 시설로 바꾸는 공사가 시작된 건 지난 5일, 시공사는 6월 3일까지 이곳에 물놀이장과 바닥분수, 인공폭포, 화장실, 탈의실, 휴식공간 등을 설치한다.
오는 6월 완공 예정인 무거동 와와공원 물놀이장 조감도. 물놀이장 한가운데 바로 위로 15만 4,000볼트의 고압 송전선로가 지나간다.
남구청은 와와공원을 포함해 신정동 신정공원과 삼산동 강변공원, 달동 동평공원 등 네 곳에 41억 5,000여만 원을 들여 공원 물놀이 시설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정동은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이 보류됐고, 삼산동도 소음과 주차 문제 등으로 주민들이 반대가 일고 있다.
와와공원 물놀이장 공사장 남쪽 좌우에는 15만 4,000볼트의 고압 송전탑 두 개가 서 있다. 왼쪽 송전탑에는 신울산~북울산 송전선로가, 오른쪽 송전탑에는 외동~옥동 송전선로가 지나간다. 두 송전선 모두 물놀이장 위를 지나치지만 신울산~북울산 송전선로는 물놀이장 바로 위를 가로지른다. 공사 조감도를 보면 물놀이하는 아이들 머리 바로 위로 15만 볼트의 고압선이 흐르는 셈이다.
25일 와와공원을 찾은 인근 주민들 가운데는 공사용 담장 안에 물놀이장을 짓는 줄 모르는 주민도 있었다. 주민 A씨는 “물놀이장을 짓기 전에 구청에서 설명회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고압선 바로 아래서 물놀이를 하면 아이들이 위험하지 않겠냐며 걱정했다.
공사장 인근 가게 주인 B씨는 “비만 오면 송전탑에서 소리가 난다”며 “비가 내릴 때는 송전탑 밑으로 지나가기가 꺼려진다”고 했다. B씨는 “비가 잦은 여름철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하려면 송전선을 땅에 묻든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와와공원 인근 삼호동 주민 대표들은 고압선로에서 나오는 전자파와 까마귀떼 배설물 피해 등을 호소하며 와와공원 철탑과 송전선로의 지중화를 요구해왔다. 이들은 한전에서 철탑 지중화 사업비를 울산시와 반반씩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울산시가 아직까지 입장을 정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14일 시의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도 성명을 내 “동네 소공원에 송전탑이 서 있는 것도 문제인데, 고압송전탑 사이에 물놀이장을 짓다니 이런 게 엽기”라며 “송전탑에서 멀리 떨어지고 싶은 주민들의 숙원은 무시하고 송전탑 사이에 물놀이장을 설치하는 남구청은 눈도 귀도 없냐”고 성토했다. 이 단체는 “전국에서 154kV 이상의 송전탑은 도심에서 일정 거리 이상 떨어져 옮기거나 지중화하는 추세”라며 “물놀이장 공사를 중단하고 송전탑 이전 계획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전은 “신울산~북울산선로 아래 지점과 철탑의 전자계 측정 결과 각각 0.6, 0.56 마이크로테슬라(μT)로 국제 기준인 83.3μT 이하라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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