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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부당 전보’ 65명 원직복직,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을까

카알바람 2013. 4. 1. 16:23

 

MBC ‘부당 전보’ 65명 원직복직,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을까

해고자·‘신천 교육대’, 복직 문제 남아.. 문지애·손정은 아나운서 등은 TV에서 배제

김대현 기자 kdh@vop.co.kr
입력 2013-04-01 12:17:30l수정 2013-04-01 13:02:41
구호 외치는 MBC노조

16일 오후 파업 대체인력인 시용기자 모집에 반대하는 MBC 기자회의 보도국 농성 시위가 계획된 가운데 MBC측은 엘리베이터와 출입문 봉쇄로 맞섰다. MBC 노조원들이 로비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승빈 기자



 
파업을 마친 후 직종과 무관한 부서로 전보발령 받았던 MBC노조 조합원 65명이 오는 2일 원직 복직한다.

MBC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달 21일 전보발령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해당 조합원 65명을 복귀시키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사측의 복귀 결정으로 인해 그동안 미래전략실, 사회공헌실, 용인드라미아 개발단 등 원직과 무관한 곳에서 일하던 최현정, 김완태, 신동진 아나운서와 왕종명, 김수진 기자 등 65명의 조합원들이 오는 2일부터 원직 복직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MBC는 노조의 파업이 끝나자 65명의 MBC노조 조합원들을 기존 업무와 상관이 없는 부서로 전보발령했고, 전보 발령 대상자 65명은 전보발령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며 반발했다.

이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장재윤 수석부장판사)는 지난달 21일 “신청인들은 기자, 아나운서, PD 등으로 그들이 발령된 용인드라미아 개발단, 신사옥 건설국, 서울경인지사 지역별 총국, 사회공헌실, 미래전략실 등으로의 전보발령에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이 사건 대상 전보발령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피신청인의 권리 남용에 해당해 무효”라고 전보발령 조치의 부당함을 인정했다.

인사말 하는 정영하 위원장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남문광장에서 열린 'MBC노조 파업 100일 기념 행사'에서 정영하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해고자 8명·‘신천 교육대’ 41명 복귀는?

그러나 이번 복직 대상에는 이른바 ‘신천 교육대’로 불리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MBC 아카데미에 있는 41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교육 발령 해당자들은 전보 발령 해당 노조원들과 다른 시기에 소를 제기했고, 아직 법원의 판결이 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41명의 노조원들은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7월 파업종료 후 3개월 대기발령을 거쳐, 3개월 교육에 또다시 3개월 재교육 발령을 받으면서 MBC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MBC뉴스 간판 앵커로 활약했던 최일구 앵커는 28년 동안 근무했던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무효 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난해 파업을 진행하며 발생한 8명의 해고자들의 복직 여부도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영하 전 위원장, 강지웅 전 사무처장, 이용마 전 홍보국장, 최승호 PD, 박성제·박성호·이상호 기자, 이채훈 PD 등 8명은 파업 기간을 전후로 해고당했다.

일각에서는 징계를 받았던 노조원들이 복귀를 한다 하더라도, 주요 프로그램에 특별한 이유 없이 배제되는 ‘보복 현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실제로 문지애 아나운서와 손정은 아나운서 등은 전보나 교육 발령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파업 전과 달리 주요 프로그램에서 배제되며 TV방송 출연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상진 아나운서 역시 사표를 제출했다.

MBC노조 박재훈 홍보국장은 “이번 법원 판결의 취지는 보복인사를 해서 직원들에게 고통을 주지말고, 원래 하던 일을 하며 경력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라며 “사측은 기계적으로 판결만 따를 것이 아니라 법원의 취지를 파악하고, ‘신천 교육대’ 발령자들과 해고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노조는 계속 사측에게 전향적인 결정을 내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사장이 공석이고 부사장이 대행하는 체제라서 누가 나서서 결정을 내리지 않으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30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MBC 노조가 주최하는 파업콘서트가 열린 문지애·오상진 전 아나운서의 사회로 열렸다.

지난해 6월 30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MBC 노조가 주최하는 파업콘서트가 열린 문지애·오상진 전 아나운서의 사회로 열렸다.ⓒ이승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