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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주년 세계노동절! 선언보다 실천으로 기념하자!

카알바람 2013. 4. 23. 15:07

123주년 세계노동절! 선언보다 실천으로 기념하자!
[0호] 2013년 04월 22일 (월) 편집국 kctuedit@nodong.org

   
▲ 신환섭 화학섬유연맹 위원장.
박근혜정부 들어서 민주노총을 외면하고 노동을 배제하는 일련의 행보가 진행되면서 조합원들은 현장에서 민주노조를 만들고 싸우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기야 어느 정권인들 노동자들을 편안하게 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온전히 보장했던 정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기에 어느 정권이 들어섰다고 호들갑스레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노조운동이 무엇을 중심으로 어떻게 꾸준히 자기영역을 넓혀가고 있는가 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이제 며칠 있으면 123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이하게 됩니다. 120여 년 전 총탄에 숨져간 노동자들의 죽음이 계기가 돼서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외침을 전 세계적으로 기념하게 된 노동절이 어느 때부터인가 그저 일반 집회 하나 더 하는 것 정도로 전락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진주의료원, 쌍용자동차, 코오롱 정리해고 분쇄투쟁, 공공기관 민영화 저지 등 실로 우리 앞에 산적한 투쟁의 크기는 날로 더해 가는데, 그것을 헤쳐나갈 우리의 모습은 작아져만 가는 것 같아서 우려와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화섬연맹은 올해 사업 기조를 “일상에 충실하고 기본을 튼튼히”로 정하고 “다시, 현장으로 가자”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현장과 소통하고, 현장 조합원들의 지혜로부터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 갈 답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이를 위해 지역을 순회하면서 사업설명회와 함께 지역과 현장의 현안문제에 대해서 간부들과 논의하면서 공감대를 쌓아가는 과정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지역과 현장 순회 중에 많은 동지들로부터 현재 민주노총 상황에 대해서 걱정과 비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민주노총 혁신에 대해서 저마다 상황인식과 진단은 무성하나 누구하나 시원한 실천지침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말의 성찬만 무성하다는 비판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말로 민주노총을 혁신할 수는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많은 비판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지만, 그래도 현장 조합원들은 당면 민주노조운동의 위기에 대해 애정 어린 목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5월1일, 세계노동절은 집회 한번 치룬 것으로 기념되는 그런 날이 결코 아닐 것입니다. 노동조합이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어떤 조직으로 서 있는지도 냉정히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노동조합 일상활동에 충실한 조직운동이라면 위기의 순간에도 중심이 흔들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교육하고 조직하고 투쟁하는 노조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충실히 해나갑시다. 노동조합이 일상적인 자기 활동내용도 없이 큰 투쟁의 승리를 장담하는 것은 말잔치를 넘어서 조합원을 기만하는 행위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박근혜정부의 노동탄압에 맞서 아래로부터 조직하고 투쟁하는, 기본을 갖추는 123주년 노동절을 만들어 나갑시다. 선언으로 기념하는 세계노동절이 아니라, 실천하고 소통하는 노조운동의 기본을 다시 새겨보는 세계노동절을 만듭시다. 진정으로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절로 기념될 수 있는 세계노동절을 만들어 나가도록 실천하고, 투쟁합시다!!

신환섭/전국민주화학섬유노동조합연맹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