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바람

대놓고 언론압박? 새누리당, 방송 3사 집단 방문 파문 본문

세상 이야기

대놓고 언론압박? 새누리당, 방송 3사 집단 방문 파문

카알바람 2012. 11. 15. 11:34

대놓고 언론압박? 새누리당, 방송 3사 집단 방문 파문
자체 모니터 보고서 근거로 “새누리 불리한 보도 많다”…“소가 웃을 일”
조현호 정철운 김병철 기자 | chh@mediatoday.co.kr  
입력 : 2012-11-14  16:51:11   노출 : 2012.11.15  11:31:32

새누리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의원들이  14일 오후 MBC, KBS, SBS 등 방송 3사 보도국을 찾아 자신들이 편파보도를 당하고 있다며 항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방송가에서는 김재철 사장 유임에  이어 대선을 겨냥한 새누리당의 방송 개입이 노골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 문방위 간사인 조해진 의원을 비롯해 김장실·염동열·이우현·이재영 의원 등 문방위원들은 이날 방송3사 보도국 간부들을 만나 자체모니터단 보고서를 근거로 새누리당에 불리한 편파보도를 하지말라며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오후 3시께 새누리당 문방위 의원(조해진 간사, 가운데)들이 MBC 국회반장 조문기 기자의 안내를 받으며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로비로 들어서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이들 새누리당 의원들은 먼저  KBS를 방문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KBS 이화섭 보도본부장, 이선재 보도국장 등을 만나,  KBS의 후보 검증보도를 비롯,  안철수 문재인 단일화 이후 박근혜 후보에 대한 보도가 부족하다며,  향후 방송보도에서 협조해 줄 것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관계자에 따르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자리였고, KBS 간부들은 이야기를 듣는 입장이었다 "고 밝혔다. KBS측은  이자리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일반뉴스는 선거방송준칙에 따라  공정하게 보도하고 있으며  토론방송은 전문가 자문을 거쳐 공정하게 보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새누리 의원들은 MBC에서 황용구 보도국장을 비롯해 보도국 간부들을 만났다. 황용구 보도국장은 이날 방문에 대해 "본인들 입장에서는 불공정하게 느껴졌으니 방송보도를 공정하게 해달라는 원론적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재훈 MBC노조 민실위 간사는 이번 방문을 두고 “소가 웃을 일이다. 새누리 의원들은 항의가 아니라 격려차 MBC를 방문한 것이라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재훈 간사는 “새누리 의원들이 MBC에 도착하자 조문기 국회반장이 영접해 올라갔다”며 “새누리 의원들과 보도국 간부들 간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과거 민주당 문방위원들이 방문했을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고 비판했다.

 

   
지난 4월 4일 김재철 사장을 항의방문한 민주통합당 문방위원들이 MBC청경들의 제지로 출입구에서 실랑이를 벌였던 모습.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새누리 의원들은 SBS에서 양철훈 보도국장 등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SBS측 관계자는 " (새누리당 의원들은) 3일 전 발표한 새누리당 모니터단 보고서를 이야기하며 자체 모니터단의 (편파보도) 의견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오해가 없도록 협조해달라고 말했다”며 “양 보도국장은 모니터보고서의 해당 부분에 대해 '상당 부분 오해가 있다. 잘못 계산된 게 있다'고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여당 측 문방위원들이 방송3사를 일일이 방문하며 편파보도에 대해 항의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이번 방문은 3일전 권영세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  "방송 3사의 불공정 보도 현상이 우려 수준을 넘어 매우 심각하다”고 밝힌 기자회견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활동으로 보인다. 
특히 방송계에서는 이번 새누리당의 집단방문이 문화관광방송통신위(이하 문방위) 위원들이 주축이 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문방위는 새누리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상임위로, 방송 정책이나 방송규제기관 인사 문제를 직접적으로 관장한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 문방위 의원들의 방문은 언론협조차원의 방문이라고 할지라도 방송사들은 강한 압력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언론노조 장지호 정책실장은 이에 대해 "3일전 새누리당 권영세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후 이를 방송사에 관철시킬 수 있는 상임위의원들이 문방위원들을 통해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이라며 "이는 박근혜식 신보도지침의 부활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과 관련 조해진 새누리당 문방위 간사 측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