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생산직 정기상여금, 통상임금에 포함된다"
서울고법, 사측 항소 기각 … 대기업 통상임금 범위 변경 불가피할 듯
인천지방법원에 이어 서울고등법원도 한국지엠 생산직 노동자의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이번 판결은 대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통상임금 범위 확대 판례가 적용된 사례다.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고법 민사제15부(김용빈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한다는 원심에 대한 한국지엠의 항소를 기각했다. 남아무개씨 등 한국지엠 생산직 노동자 5명은 "통상임금 산정에서 회사가 일률적으로 지급한 정기상여금이 빠졌다"며 회사를 상대로 임금차액을 지급하라는 대표소송을 지난해 4월 제기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통상임금에서 말하는 ‘일률적 지급’이란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 지급되는 것도 포함된다”며 한국지엠이 노동자들에게 지급해 온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였다. 금아리무진 사건 등 대법원에서 최근 확립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된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판례가 이번 사건에도 적용된 것이다.
이번 판결은 대기업의 통상임금 산정기준을 바꾸는 데 지렛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의 판례에도 고용노동부는 최근 정기상여금 등을 제외하는 내용의 통상임금 산정지침을 재고시했다.
업계에서는 통상임금 범위를 바꾸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지엠의 경우 생산직 노동자 1만600명이 통상임금 집단소송을 내고 1심 재판부의 판결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노사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상여금과 하기휴가비·유류비·명절 귀향비 선물비·단체상해보험 등을 통상임금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대표소송을 제기한 후 결과를 전 조합원에게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르노삼성자동차와 대우조선해양·아시아나항공 등 대기업 노조들도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다. 발전노조를 비롯한 공공부문에서도 유사소송이 진행 중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