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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노조 집행부 결단 내려야”

카알바람 2012. 12. 17. 11:26

“정규직 노조 집행부 결단 내려야”

현대車 정규직화 협의 답보상태…현장조직 잇따라 쓴소리
조합원 사이 불만 팽배
“사측 수정안 나온만큼 하청지회 양보 끌어내야”
파업 대체인력 투입 과정...관리직-비정규직 노조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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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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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4일 하청지회의 파업으로 노조와 사측 직원간 몸싸움이 벌어져 울산3공장 임모(52)이사가 10여명의 하청노조원에게 맞아 코뼈가 함몰되고, 두개골이 골절돼 수술을 앞두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 사내하청노조의 송전철탑 점거농성이 시작된지 60일이 넘어서고 이들의 정규직화를 위한 특별협의(교섭)도 수개월째 전혀 진전이 없자 급기야 이 회사 현장노동조직이 정규직노조 집행부에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장조직인 ‘전진하는 현장노동자회(전현노)’는 16일 유인물을 통해 “정규직화를 위한 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결론은 커녕 의견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노조 집행부는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지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 집행부를 겨냥한 쓴소리도 했다. 실리 성향의 ‘현장혁신연대’는 지난 6일 낸 유인물을 통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노조 집행부가 우유부단과 무능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집행부는 왜 하청노조(비정규직지회) 눈치만 살피고 현장의 불만은 보지 못하느냐”고 강조했다.

또 다른 현장조직인 ‘길을 아는 사람들’도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인원에 대한 인원충원 요구는 우리의 당당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집행부가 하청노조 눈치보기에 급급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14일 하청노조원들도 현대차 보안요원에게 맞아 20여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비정규직지회


이들 현장조직들이 문용문 노조집행부에 결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수개월째 ‘정규직화’ 협상이 전혀 진척이 없는데다 하청지회의 잇단 파업으로 현장조합원에서 불만이 팽배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장조직 관계자는 “정규직 노조집행부가 결단을 내리지 않고서는 이번 사태가 해결될 수 없다”며 “회사측의 수정안이 나온 만큼 하청지회의 양보안도 이끌어내 절충점을 찾는 역할을 노조집행부가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4만5000여명의 조합원을 둔 현대차 노조는 모두 8개의 현장조직(노조 성향별로 분류된 조합원들의 소모임)으로 나눠져 있다. 현장혁신연대와 전현노는 규모가 큰 조직에 속한다.

현대차도 이날 회사소식지 ‘함께가는 길’을 통해 사내하청문제 해결을 위해선 하청지회는 물론 정규직 노조의 의지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글로벌 경영위기에 따른 비상 경영체제가 지속되고, 주간연속2교대제 시범실시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하청문제가 현대차 전 구성원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노조가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해결을 위한 현대차의 노력에도 사내하청 노조는 전원 정규직화만 주장하고 있다”며 “제반여건을 고려하면 (현대차가 제안한) 3500명 신규채용을 통해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6년 이후에도 정규직 채용시 사내 하청업체 근로자를 우대하고 처우 개선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4일 하청지회가 6시간 파업에 들어가자 회사측이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노조원과 사측 관리직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수십명이 부상을 입었다.

회사측은 울산3공장 생산지원실장 임모(52) 이사가 노조원에게 맞아 코뼈가 부러지는 등 관리직과 보안직원 24명이 다쳤다고 밝혔고, 노조 역시 22명이 어깨, 허리, 얼굴 등을 다치고 일부는 차에 감금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