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김재철 MBC 사장을 고소했다.
정 상임고문은 지난 15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자신의 트윗 발언을 노인 폄훼 발언으로 왜곡해 보도했다면서 김재철 사장을 포함해 김장겸 정치부장, 김나라 기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유포죄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소한다고 밝혔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7대 총선 당시 노인 폄하 발언 파문을 일으켰던 민주통합당 정동영 상임고문이 트위터에 또다시 노인 폄하 발언을 올려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MBC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 신문 기사를 인용해 '이번에 하는 청춘투표가 인생투표‘라며 꼰대들 늙은 투표에 인생 맡기지 말고 너 자신에게 투표하라'고 적었다"고 강조했다.
MBC는 정 고문이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지난 17대총선 당시에도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며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발언했다며 이번 트윗글도 노인 폄훼 발언의 연장선상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정 고문은 MBC의 보도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고문 측은 고소장을 통해 "12. 15일자 한겨레신문에 실린 한홍구, 서해성 직설을 보고 “# 한홍구 서해성 직설 - 선거란 우는 아이 젖주는 건데, 젊은이들이 안울어. 침만 뱉어, 이번에는 청춘투표가 인생투표야. 인생이 통째로 걸렸어. 너 자신에게 투표하라. 꼰대들 늙은 투표에 인생 맡기지 말고 나에게 표를 던지는 거야.”라는 내용을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MBC는 정 고문이 올린 트윗글을 화면에 비추면서 기사를 인용했다는 표시인 '# 한홍구 서해성 직설'이라는 글귀를 모자이크 처리해 내보냈다.
정 고문 측은 한겨레 신문 기사를 인용했을 뿐만 아니라 관련 기사 내용도 "젊은 사람들이 본인을 위하여 투표에 참여하라는 내용"이었는데 "정동영 노인 폄하 글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이를 완전히 왜곡 조작 보도했다. 기사 내용을 퍼온 것을 직접 쓴 것으로 보이기 위해서 조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 기사에서도 ‘꼰대들의 늙은 투표’라는 대목에 대해 "우리들이 꼰대이며 꼰대란 가카를 필두로 한 이른 바 산업화세력, 독재세력, 독점세력”이라며 "꼰대란 자기가 겪어온 것으로 후배들을 조지는 자들"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노인들의 투표 행위를 폄훼한 것 보다는 기성세대의 기득권을 질타하는 내용인 셈이다.
▲ 지난 15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 ||
MBC가 리포트 마지막에 "정 고문은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미래캠프 남북경제연합위원장과 호남지역 선거대책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고 보도한 것 역시 "문재인 후보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대선 국면에서 일부 언론이 도를 넘는 편파 보도와 왜곡 보도, 정치 편향 보도를 하고 있어 안타깝다. 그중에서 선봉장이 MBC"라며 "민주정부 10년 동안 공영방송의 대명사가 이렇게 망가진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정 고문은 또한 "세계 언론 자유 단체에서 건전한 공영방송이 일개 CEO가 단시간에 시청률을 반토막내고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정권의 병기로 변모시킨 것에 대해 MBC를 연구대상이라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고문은 "MBC가 박근혜 정권 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다"면서 "MBC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필수이고, 그런 차원에서 고소했다. 정권교체가 되면 MBC를 언론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고문 측은 형사고발 뿐만 아니라 언론중재위원회에 해당 기사의 정정을 요청하고 민사소송까지 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