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상호 기자 해고... "잘못된 결정"

 

MBC, 이상호 기자 해고... "잘못된 결정"

인사위 회부된 지 18일 만에 통보... 노조 "김재철, '무혐의' 되자 해고서류에 사인"

13.01.15 20:58l최종 업데이트 13.01.16 09:13l

이주영(imjuice)

 

▲  이상호 MBC 기자
ⓒ 이상호 기자 제공	관련사진보기

[기사 보강 : 16일 오전 9시 13분]

이상호 MBC 기자는 15일 "회사로부터 해고통보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방금 이메일을 통해 해고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오후 6시께 본인의 트위터(@leesanghoC)를 통해서도 "MBC 종업원이 아닌 국민의 기자가 되겠다"며 해고 사실을 전했다.

대선 전날인 지난해 12월 18일 이 기자는 MBC가 김정남씨 인터뷰를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폭로했다. MBC는 곧바로 자회사 MBC C&I에 파견된 이 기자의 복귀를 명령했다. 사측은 같은 달 28일 안광한 부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열고 이 기자 징계를 결정했다.

이후 김재철 MBC 사장의 최종 결재가 미뤄지면서 'MBC 보도국 대기상태'였던 이 기자는 약 2주가 지나서야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 기자는 "보통 인사위에 회부되면 당일에 결정 통보가 나는데 그동안 미뤄졌다, 이제야 김재철 사장의 진면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상호 "해고 사유 인정 못 해... 잘못된 해고 처분에 싸울 것"

이 기자에 따르면, 사측은 해고 사유로 "회사 명예 실추"와 "품위 유지 위반"을 들었다. 그는 "오히려 김 사장을 비롯한 일부가 공영방송 MBC의 명예를 실추하고 있고, 최소한 인간으로서의 품위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나의 해고 사유는 적절치 못하고, 해고 자체도 잘못된 결정이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해 그는 "수많은 후배를 길거리에 내몰고 있는 김 사장에게 더이상 공영방송 MBC의 사장 자리를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이 더욱 명백해졌다"며 "기자직을 구걸하고 싶지 않지만, 해고 처분이 잘못됐다는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싸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노조가 김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것을 경찰이 '무혐의' 처리로 검찰에 송치했다"며 "이에 안심한 김 사장이 곧바로 이 기자의 해고 서류에 사인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김 사장 인사 결정을 유보하고 최근 해고자 2명을 특별채용한 것과 관련해 "정권 눈치 보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MBC 인사과 관계자는 16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어제 오후 해고가 통보됐다"고 말했다. 해고 사유와 관련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현재 김재철 사장 취임 뒤 MBC에서 해고된 기자와 PD는 이 기자를 포함해 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