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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차 앞 희망만들기 2차 집회

카알바람 2013. 1. 28. 10:59

울산 현대차 앞 희망만들기 2차 집회

희망버스 승객과 민주노총 조합원 2천여명 집결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는 26일 오후 4시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과 노동자 2명이 농성중인 명촌 주차장내 송전탑 아래에서 '현대차비정규직 고공농성 100일 정규직 전환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와 '다시 희망만들기' 2차 집회를 잇따라 열었다.

[출처: 울산저널 용석록 기자]

이날 집회에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단체 회원 등 2천여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오전 9시 서울을 출발하는 등 대구, 전북 등 전국에서 모두 30여 대의 희망버스를 타고 울산으로 모였다. 울산지역에서도 500여명의 노동자 시민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현대차의 신규채용 중단과 법원의 철탑농성장 강제철거에 항의하고, 법원 판결대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부터 현대차정문에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어 백석근 민주노총 비대위원장과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 박현제 현대차비정규직지회장의 발언을 들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5시20분부터 고공농성이 진행중인 명촌정문까지 약 5km 구간을 행진했다. 민주노총은 비대위원들과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 등이 앞장서 1시간 가량 행진해 저녁 6시30분께 송전탑 밑에 도착해 마무리집회를 열었다.

[출처: 울산저널 용석록 기자]

마무리 집회에선 강성신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이 "법원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농성을 강제집행하기에 앞서 10년 넘게 파견법을 어기고도 지금도 법을 위반하고 있는 현행범인 정몽구 회장부터 구속하는 게 먼저"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영규 울산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최근 북유럽의 노동, 교육, 주거, 복지 등을 다룬 교육방송(EBS)의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면서 "북유럽 사회의 바탕에 깔린 '연대'의식이 부러웠다"며 프로그램에 나온 북유럽의 중산층들이 많은 세금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정몽구 회장도 보고 배웠으면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양보는 가진 자들이 먼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저녁 7시부터 미리 준비해온 식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저녁 7시30분부터 '힘내라 미정규직' 희망콘서트를 열었다.

[출처: 울산저널 용석록 기자]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의장은 "저절로 열리는 문은 없다. 열어야 비로소 문"이라며 "아무도 열어주지 않는 이 문을, 노동자와 농민 등 민중이 하나되는 해방의 문을 여기 모인 우리가 힘있게 열어제끼자"고 말했다. 오 의장은 "자본가들이 만들고, 자본가들을 위해 복무하는 그 알량한 법마저도 지키지 않는 현대자동차를 한국 사회에서 퇴출시키자"고 말했다.

최정명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2010년엔 공장을 점거하고, 이번엔 비정규직이 송전탑에 올라 100일 농성을 벌이고서야 노동부는 겨우 불법파견 여부를 재조사하겠다고 하지만 우리는 노동부의 발표가 현대차에 면죄부를 주기 위한 꼼수임을 잘 알고 있다"며 "현장의 여러 조건들이 어렵더라도 두 노동자와 투쟁하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외면하지 않고 오는 31일 예정한 대로 금속노조가 총파업으로 현대차 자본에게 경고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전화로 한진중공업과 평택 쌍용차, 유성기업 등 고공농성중인 노동자들을 불러내 발언을 들었다. 차해도 한진중공업지회장은 "부산에선 오늘도 시민사회가 모여 집회를 이어갔지만 한진중공업 회사는 고 최강서 씨의 죽음을 개인문제로 치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 쌍용차 송전탑 위의 복기성 쌍용차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부장은 "평택에서도 이 시간 저녁 6시30분부터 희망콘서트가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홍종인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민주노조를 파괴한 사업주를 반드시 심판하고 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희망버스 탑승객들의 편지가 이어졌다. 이춘길 민주노총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조직국장과 희망버스를 처음 타고 서울에서 내려온 탑승객들이 나와 버스 안에서 직접 작성한 편지를 철탑 위의 농성자들에게 읽었다. 이번 희망버스 최고령 탑승객 최종대 씨(78, 서울)는 직접 적어온 편지를 최병승, 천의봉 두 농성자에게 읽어주면서 "이 추위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싸우는 두 사람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탑승객들의 편지에 답하는 형식으로 최병승 천의봉 두 농성자도 미리 준비한 편지를 읽었다. 최씨는 지난 10년의 현대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결성 과정과 현재까지를 정리한 뒤 "작업지시도, 해고도, 폭행도, 고소고발도, 손배가압류도 모두 현대차 명의로 해놓고 이제와서 우리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이었다는 현대차의 논리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지난 10년 동안 너무도 당연한 권리를 빼앗긴채 살아왔던 비정규직들에게, 너무 욕심내는 것 아니냐며 뒤에서 품평하거나 중재만 하지 말고 이 투쟁에 적극 결합하고 연대해 달라"고 말했다. 천의봉 씨는 "같은 공장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도 통근버스도 같이 탈 수 없는 비정규직들에게 170억원의 손배가압류를 매기는 비상식적인 현대차의 탐욕을 함께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출처: 울산저널 용석록 기자]

희망콘서트는 이날 9시10분께 현대차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이루어진 아침 출근선전팀 7명이 나와 노래한 뒤 참가자 모두가 촛불을 들고 '투쟁하는 노동자가 희망'이란 인간 글쓰기로 마무리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각자 타고온 버스에 나눠타고 집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