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강도를 강화한 현대자동차 노사의 휴일특근 재개 합의로 후폭풍이 불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사업부대표들이 특근거부를 선언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지부 울산 1~5공장 사업부대표들은 29일 현장에 배포한 유인물을 통해 "문용문 지부장이 지난 27일 직권조인한 휴일특근 합의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며 "5월4일부터 예정된 휴일특근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엔진·변속기·소재·생산기술 대표들도 1~5공장 대표들의 의견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노사합의안에 반발한 일부 조합원들은 1공장 본관과 지부 사무실 앞에서 잇따라 항의집회를 열었다. 1공장의 경우 대의원들이 생산라인을 세우면서 중단과 가동이 반복되기도 했다.
사업부 대표들은 23일 노사합의 내용 중 휴일특근시 기존보다 여유인력이 30%에서 7%로 떨어지고, 평일 대비 25~30% 하락시켰던 시간당생산대수(UPH)를 올린 것에 반발하고 있다. 노동강도가 강화될 뿐만 아니라 그만큼 임금인상도 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사업부대표들은 “사업부대표들이 교섭 도중 퇴장한 상황에서 문 지부장이 직권조인을 했다”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부는 “노사가 합의한 특근수당 인상안에 여유인력 축소분과 UPH 상승분 등 그간의 기득권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반박했다. 지부 관계자는 “사업부대표들의 요청으로 지부장이 사장과 독대한 뒤 나온 합의안”이라며 “협상 도중 퇴장해 협의할 기회도 주지 않았으면서 직권조인이라고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각 공장 사업부대표들의 특근거부 선언에 따라 다음달 4일로 예정된 휴일특근 재개는 불투명해졌다. 지부는 30일 오전 올해 단체교섭을 위한 확대운영위원 간담회를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서 휴일특근 노사합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부 관계자는 “어차피 특근 재개를 앞두고 구체적인 여유인력 규모에 대해 공장별 논의가 불가피하다”며 “사업장대표들이 특근을 끝까지 거부한다면 특근 재개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사가 합의한 만큼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며 “특근을 재개하기까지 시일이 남은 만큼 노조 내부의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이달 23일 근로형태변경추진위원회 본회의에서 1·2조 근무조가 각각 8·9시간씩 일하고 1조가 20만6천163원, 2조가 24만3천803원의 특근수당을 받기로 합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