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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균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마이크 잡은 이)과 복기성 쌍용차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이 9일 철탑농성을 정리하고 내려와 동료와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농성 171일 만이다. 정기훈 기자 |
“이 시대의 아픔을 해결하지 못하고,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채 내려왔습니다. 회사는 지부의 조건 없는 대화제의를 받아들여야 합니다.”(한상균 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지난해 11월20일 국정조사 실시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면서 경기도 평택 칠괴동 쌍용차 공장 앞 철탑에 올랐던 한상균(52) 전 지부장과 복기성(36)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이 농성 171일 만에 땅을 밟았다.
9일 오전 11시50분께 양성윤 민주노총 임시비상대책위원장과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농성자들을 마중하기 위해 이동식 크레인을 타고 철탑에 올랐다. 고혈압과 뇌출혈 증상으로 건강이 악화된 복기성 수석부지회장이 크레인 상층부에 눕다시피 내려왔다. 이어 한 전 지부장이 200여명의 노동계·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동료들을 만났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복 수석부지회장은 들것에 누운 채 “건강이 좋지 않아 농성을 중단하고 내려와 죄송하다”며 “건강을 회복한 뒤 비정규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지부장은 “소망을 이루고 웃으며 내려왔으면 좋았겠지만 동지가 아파 신음하는 것을 지켜보기 힘들었다”며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진료와 치료를 받기 위해 평택 굿모닝병원으로 이송됐다.
쌍용차지부는 복 수석부지회장의 건강악화 등을 고려해 이달 7일 농성중단을 결정했다. 지부는 이날 한 전 지부장 등이 내려오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차와 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에 대화를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쌍용차 정리해고에 대한 국정조사 약속 이행을 요구했다.
지부가 철탑농성을 중단하고 조건 없는 대화를 요구함에 따라 공은 정부와 정치권·회사로 넘어갔다. 회사와 정치권이 정리해고자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에 나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