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우리 가족은 투쟁중! 본문
오늘 마누라 한테 또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해고되기 이전에 대형마트에 장보러 가면 아이들이 사달라는 물건을 가격은 보지않거 아이에게 필요한지만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카드로라도 사주고했는데, 해고 이후 약 1년동안은 아이가 물건을 집으면 가격부터 보고 적당한 가격이면 아이에게 필요한지 판단했었다고 합니다. 비싼 물건은 필요하더라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갔다는 이야기겠죠.
그런데 그 마저도 해고 2년을 넘어 가면서 아이들이 물건을 집으면 가격은보지도않고 아빠 월급타면 사줄께로 달래다가 그나마 월급이라고 50만원도 안되게 가져오던 것마저 가져오지않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얼마전부터는 아빠 회사복직하면 사준다로 변했다고 합니다.
근데 어제 작은아들 이빨치료하러 치과갔다가 문방구에 문제집 사러 갔는데 작은아들이 맘에 드는 물건하나 집어들고 "엄마, 이거 아빠 회사가면 사줘"하더랍니다.
이제 아이들도 자기가 갖고싶은 물건을 아빠 회사가면 사달래야지하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대견하다고 해야할지 아버지 노릇 못하는 놈이라고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누구든 이런 고통과 험난한 시련이 없이 세상을 바꾸고 노동해방 세상 앞당길수 없다는 것을 알고 그 길을 가고자하는 아버지 잘못 만난 죄 아니겠습니까.
노동해방 세상, 노동자가 주인인 세상을 만들기기위한 아버지의 노력을 우리 아이들이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경제적인 미안함을 뒤로한채 당당한 아버지로 오늘을 살아갑니다.
새벽에 아이들 자는 모습보고 잠들었다가 학교간다고 떠드는소리에 선잠을 깨지만 방문열고 아이들 얼굴을 보지는 못하고 떠드는 소리만 듣습니다.
평일에는 거의 눈뜨고 아이들 얼굴 볼 시간이 없습니다.
휴일에 목욕탕 한번 같이가는게 아버지 역할의 전부입니다.
그래도 민주&승리 대리운전이 자랑스럽다는 아이들이, 투쟁의 현장에서 함께하는 모습이 텔레비젼에 나오는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는 아이들이 저는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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