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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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리운전이 구인난에 시달리다보니 컴퓨터 앞에 앉을 짬이 안나서 본의 아니게 카페에 흔적을 남기는 일을 소홀히 한것 같습니다.
동지들과 함께 연습도 못하고, 공연에도 결합하지 못하는데 이런 일마저 소홀히 하면 자꾸 동지들과 멀어질것 같은 기분은 들지만 현실적으로 마음을 따라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노력은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번 식구의 날때 큰 소리로 연습과 공연에 결합하겠다고 장담했었는데 아직까지 그 말을 실천에 못 옮기고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거짓말 한 샘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대리운전이 구인난에 존폐의 가로에 서 있습니다.
월 30만원도 안되는 수입으로 1년 6개월을 버텨왔지만 이제 다들 한계에 도달한것 같습니다. 한 명의 동지가 돈을 벌기위해 중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한 동지는 막일하러 갔습니다.
또 한 동지는 2달간이라도 피자배달이라도 해서 밀린 공과금과 세금을 정산해야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투쟁을 위해 밤일을 하고있는데 최소한의 생계조차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같이하자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보니 혼자만 강습이라고 빠지기가 여간 눈치가 보이지 않습니다.
핑계같지만 요즘은 1시간이라도 늦으면 눈치가보입니다.
그래서 피치못하게 강습에 결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번달 안으로는 어떤식으로든 정리를 해야될것 같습니다.
어떤식으로든 계속 대리운전을 지속하든, 아니면 눈물을 머금고 그만둘지까지 고민중입니다.
이 대리운전 마저 그만두면 우리 해복투 동지들, 3년가까지 투쟁하온 해고자 동지들을 못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앞섭니다.
어렵고 힘들지만 서로 뭉쳐서 위로하고 격려하며 지내온 시간들이 너무나 아깝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헤쳐나가야할 투쟁을 생각하면 갑갑하기도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대리운전을 어떤식으로든 유지하면서 해고자들과 같이 먹고 살 방법을 찾았으면 하는데 어떻게될지 모르겠습니다.
어째 날이 갈수록 좋은 이야기보다 어렵고 힘든 이야기만 늘어놓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모두들 고생하는데 혼자만 먹고 사는 걱정하는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15일 화섬 출정식과 광주행에 함께 하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몸이 자유롭지가 못합니다.
현실에 얽매여 헤어나지못하면 안되는데 그게 말대로 쉽지가 않습니다.
뭐 속 시원한 방법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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