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통닭과 콜라 본문
요즘 효성해복투는 휴가기간입니다.
송정해수욕장 재정 사업건도 있고, 티셔츠 판매사업도 겹치고 해서 출투할 없이 8월 20일까지 본의 나이게 출투가 없는 휴가기간입니다.
덕분에 애들 방학도 있긴 했지만 하루 종일 애들과 비비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어컨은 있지만 마누라의 전기세 많이 나온다는 등살에 켜보지도 못하고 자린고비처럼 더울때 한번씩 쳐더보는 것으로 더위를 달래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한숨 자고 점심시간부터 집사람 퇴근하는 오후 6시까지 애들은 제 차지입니다.
일주일에 얼굴한번 보기 힘든 아버지 얼굴을 매일 마주하는것이 애들은 신기한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자기들한테 잘해주는 것도 없는데 거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냥 좋은가 봅니다.
아무것도 아닌데 이것마저 못해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은 조카들이 집에 놀러 왔습니다.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또래라 저희들끼리 신나게 놉니다.
저녁먹고 출근하는 길에 집사람한테 만원을 주면서 애들 통닭이라도 한마리 시켜주라고 하는데 집사람은 '5천원만 더줘, 콜라도 하나 시키게","기왕 쏘는거 화끈하게 쏘라"고 하면서 결국 5천원을 강탈해 갔습니다.
평소에는 현관문까지만 배웅하던 집사람이 오늘은 "자기야 갔다와" 하면서 입이 귀에 걸려서 대문까지 따라나와 배웅을 했습니다.
통닭 한마리와 콜라 한병에 저렇게 좋아하는가 싶은 마음에 괜히 미안하고 가슴이 찡해 졌습니다.
사실 7월달에 대리운전이 적자라서(앗, 이건 극비였는데!) 10원짜리 하나 집에 보태주지 못했었습니다.
그래도 묵묵히 조심해서 갔다오라고 배웅까지 하는 집사람이 오늘따라 너무 예쁘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관성해수욕장에서 돌아와서 애들 집에 재워놓고 기분전환하자며 둘이서 영화 한편보러 가자고 해서 갔었습니다.
심야영화 한편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집사람이 우리가족들끼리 휴가한번 가자고 합니다.
신랑이라고 생판 도움도 안되는데 시댁식구까지 챙기는 집사람이 마음 씀씀이의 끝이 어딘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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