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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오피스텔은 ‘국정원 사무실’ 아니다?

카알바람 2012. 12. 12. 10:11

강남 오피스텔은 ‘국정원 사무실’ 아니다?
국정원 “직원 개인 주거공간”...소속-부서 확인요청엔 “말할 수 없다”
정운현 기자 | 등록:2012-12-12 09:40:22 | 최종:2012-12-12 10:03:5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12일 새벽 국정원 직원 김 씨 오피스텔 문 앞에 모인 경찰과 취재진(YTN 화면 촬영)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직원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당사자로 지목된 국정원 직원 김 아무개 씨(여성)가 “불법적인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국정원법 제9조(정치 관여 금지)에 따르면, 원장 이하 직원들의 정치관여를 금지하고 있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제18조(정치 관여죄) 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돼 있다.  

방문을 잠근 채 집안에서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던 김 씨는 오늘(12일) 오전 3시 10분쯤 국정원 주선으로 취재진 대표로 선정된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년 전부터 실제로 사는 공간”이라며 국정원 안가 의혹을 일축했다.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작성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 씨는 “절대로 그런 적 없고. 정치적 중립을 분명히 지키고 있다”고 밝혔으며, ‘대선 관련 글을 인터넷에 남긴 적이 없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고 관련된 댓글 남겨본 적 없다”고 거듭 답했다.

그는 또 전날 오후 6시경 집 앞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과 경찰을 만났을 때 국정원 소속임을 부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정원 직원이라면 당연히 신분을 속이는 게 맞는데 거짓말이라고 하면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오빠가 오면 사실관계 확인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해놓고 나중에는 ‘정보통신기술(IT) 전문가가 들어올 경우 협조할 수 없다’며 번복했냐는 질문에는 “오빠가 오면 (경찰·선관위 등과) 얘기하겠다는 것이었지 들어오라는 뜻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의 소속과 업무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다음은 김 씨와 취재진의 일문일답.

- 처음에 왜 국정원 직원 아니라고 거짓말 했나.
“거짓말이라고 표현하면 곤란하다. 부인하는 건 당연하다. 국정원 직원이라면 당연히 신분 속이는 게 맞다.”

- 문재인 후보 비방하는 글을 쓴 적이 있는가.
“절대로 그런 적 없고. 정치적 중립을 분명히 지키고 있다.”

- 국정원 3차장 산하 정보심리국 안보팀 소속이라고 들었다.
“구체적인 조직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

- 그럼 현재 소속은 어디고, 부서 업무는 무엇인지 알려 달라.
“말할 수 없다.”

- 경찰 관계자에게 ‘오빠가 오면 협조하겠다’고 했는데 왜 ‘IT 전문가 들어오면 협조할 수 없다’고 번복했는가.
“‘오빠가 오면 얘기를 하겠다’였지, ‘선관위 직원이든, 경찰이든, 기자든 집에 들여 얘기하겠다’라는 말은 안 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이곳이 국정원 사무실이라는 기사가 있던데, (경찰 등에게 집안에) 들어와서 필요하면 촬영까지 하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복제해 가겠다더라. 개인용 컴퓨터고, 사생활이 있는 걸 열고 협조할 사람이 없다. 법적인 절차에 따른다면 응하겠으나 막무가내로 집 앞에서 진을 치고, 문을 두드리고, 벨 누르는데 문을 열었다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있는가.”

- 이 오피스텔이 본인이 실제로 살고 있는 곳 맞나?
“부모님 오셨을 때 등기부등본도 들고 왔다. 서류 보면 알겠지만 2년 전부터 실제로 사는 공간이고, 집안 내부 촬영한 것을 보내드릴 수 있다. (국정원) 사무실 아니다. 사무실을 개인 생활처럼 뚝딱뚝딱 만들 수 없다.

아까 처음에 선관위 직원과 경찰을 만났던 순간은 당황스럽게 이뤄진 상황이었다. 그들이 확인하고 간 뒤 밖에서 큰 소리 나고, 수십 명이 문을 두드리고 소리치는데 누가 겁 안 나고 당황스럽지 않겠나? 겁이 나서 (문을) 열 수가 없었다.“

- 먼저 언론에 인터뷰를 하자고 한 이유가 있다면.
“상황이 억울해서 말씀드리고 싶었다. (사람들이 집 앞에서 모여 있는 게) 몇 시간째인지…. 저는 여기서 이사가야한다. 어떻게 살겠나? 필요하면 등기부등본도 보낼 수 있다. 너무 억울하고, 솔직히 문 연 것도 그렇지만(김씨는 12일 0시 15분쯤 살짝 문을 열었다가 곧바로 닫았다) 사생활 침해다.”

- 오늘 밤 문 열고 조사 응할 생각 있는가?
“(경찰 등이) 집 안에 들어와서 확인은 하되 업무조건 PC를 보라고 할 수 없다.”

- 경찰이 12일 아침 영장을 받아서 강제수사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된다면 법적인 절차는 따르겠다.”

- 한 번 더 묻겠다. 이번 대선 관련 글을 인터넷에 남긴 적이 없나.
“아까도 말씀드렸으나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있고 관련된 댓글 남겨본 적 없다.”

우원식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무본부장은 “오늘(12일) 아침 경찰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할 예정이고, 그때까지 경찰과 민주당 관계자들이 현장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몇 시간째 대치 상태가 계속 되고 있는 상황을 두고 “맨 처음에 선관위가 김씨의 신원과 범행 여부를 확인하지 못해 수사가 미궁에 빠졌다”며 “이미 증거인멸에 필요한 시간이 충분히 지난 만큼 선관위와 검찰과 경찰, 국정원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국정원 직원 댓글 정치개입 활동’ 주장에 대해 “허위임이 드러났다”며 “민주당은 당사자인 국정원 직원 김 모 씨와 국정원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새누리당의 이상일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11일 오후에 낸 관련 논평에서 “민주당이 쳐들어간 집은 국정원 직원 김 모씨가 사는 곳으로 그는 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포털 사이트 등에 올린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렇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