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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생산직 근로자들의 ‘밤샘근무’가 울산공장이 가동된 1967년 이후 45년 만에 사라진다.
현대차 노사는 오는 3월4일 ‘주간연속 2교대’ 전면시행을 앞두고 이달 7일부터 보름간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주간연속 2교대란 ‘일주일은 주간에 그다음 일주일은 야간에’ 10시간씩 일하는 지금의 맞교대 방식을 주간에만 일할 수 있게 확 뜯어고친 새로운 근무형태다.
이를테면 △주간 1조는 아침 7시~낮 3시40분까지 8시간 일하고 △주간 2조는 낮 3시40분~새벽 1시30분까지 9시간(1시간은 연장근무) 일하는 식이다. 즉, 밤 9시에 별보고 출근해 다음날 아침 8시까지 밤새도록 일하는 야간조 근무는 이제 서지 않아도 된다. “밤에는 잠 좀 자자”는 생산현장의 오랜 바람이 결국 실현된 거다.
단순히 밤샘근무만 사라지는 수준이 아니라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이 동시에 보장돼 노동계에선 일대 ‘혁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생산직 근로자 1인당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지금의 2,080시간에서 1,934시간으로 146시간 단축된다. 하지만 임금은 지금과 똑같이 챙겨 받을 수 있다.
대신, 근로자들은 회사가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게 협조한다. 회사로서는 주간연속 2교대 도입으로 연간 18만7,000대의 감산을 피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노사는 작년 임금협상 때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임금이 깍이고, 생산량도 감산되는 문제’를 풀기 위한 각론에 합의했다. 2003년부터 노조 집행부가 7번이나 교체된 세월 동안 머리를 맞댄 결과. 10년 논쟁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표 참조>
그렇다고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인원충원’과 ‘휴일특근’, ‘맨아워(생산인력 투입 조정)’ 등 굵직굵직한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가 아직 미완성 단계인 탓이다.
노사는 인원충원 현안은 ‘적용·검증기간(3월4~31일)을 거친 뒤 추후 협의’하기로 열지를 남겨놨고, 휴일특근 임금기준 문제와 맨아워 협의도 숙제로 미뤄뒀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노사는 3일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다음주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시범 운영기간에 당장 적용해야 할 미해결 조항에 대한 최종 합의를 도출할 예정이다.
시범운영 기간에는 근무형태만 바뀔 뿐, 임금보전과 생산량 유지를 위한 현실적인 문제는 적용되지 않아 별도 합의가 필요해서다.
이 경우 △휴일특근 시간 △아침 7시 출근하는 근로자의 조식비 △새벽 1시30분에 퇴근하는 2조 근로자의 교통비 등의 문제가 쟁점화 돼있다.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밤샘근무로 인한 수면장애는 국제암연구소가 납이나 다이옥신, 최루액과 같은 ‘2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고위험성 질환이며, 장시간 노동에 따른 만성피로도 높다”며 “주간연속 2교대 도입으로 근로자 건강권과 삶의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기아차는 작년에 이미 주간연속 2교대 시범운영을 마쳤다.
당시 기아차지부가 소하공장 조합원(전체 5,128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벌였는데, 설문에 참여한 2,567명(50.1%)이 ‘10점 만점에 평균 7.2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줬다.
△동일임금(36.3%)과 노동강도 강화금지(17.5%)가 보장돼야 한다는 조합원이 절반을 넘었지만 △일단 시작해보고 부족한 건 차차 개선하자(26%)는 의견도 상당수 였다. 심지어 지금보다 돈을 적게 받아도 좋다는 응답자도 41%를 넘었다.
jhj74@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