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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노조 준비하던 한진중공업 전 비정규노동자 숨진채 발견

카알바람 2013. 1. 26. 14:22

 

하청노조 준비하던 한진중공업 전 비정규노동자 숨진채 발견

민주노총 부산본부 등 장례위원회 꾸려.. 최강서 열사 장례식장 아래층 빈소 마련

김보성 기자 press@vop.co.kr

입력 2013-01-26 12:20:48 l 수정 2013-01-26 12:46:22

 
부산 영도서 최강서 열사 투쟁이 37일간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고됐던 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숨졌다. 지난 한진중공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청업체들의 잇단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어야 했던 고인은 최근까지 최강서 열사 추모집회에 동참하며 부산 영도서 비정규직 조직화에 매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민주노총 부산본부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전 비정규직 노동자 최병욱(42) 씨가 25일 오후 4시 40분 부산 영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된다.
 
지난 2006년 한진중공업의 한 하청기업에 입사해 취부보조공으로 일했던 최 씨는 지난 2009년 해고된 뒤 영도조선소 로비농성 등 100일 가까운 하청노동자 복직투쟁을 주도한 바 있다.
 
그러나 2009년부터 시작된 구조조정 칼바람 속에 하청업체마저 줄줄이 폐업하면서 최 씨는 다시 해고돼 이후 페인트공 등 일용직노동자로 전전해야만 했다.
 
최 씨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이 날까지 한진중공업을 비롯한 영도구 내 조선소의 비정규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한 사업에 힘을 쏟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부터는 통합진보당 영도구지역위원회 청학2동, 동삼3동 분회장을 맡아 활동하기도 했다.
 
최 씨의 한 동료는 “평소에 말이 별로 없었지만 정말 실천을 열심히 해온 동지였다”면서 “해고 이후 도저히 이렇게는 살 수 없다며 하청노조를 만들기 위해 애써왔다”고 말했다. 이 동료는 “지난 주만 해도 최강서 열사 추모집회에 참가했는데 갑작스런 소식에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그를 거리로 내몰았던 한진중공업을 보면 정말 분노가 치민다”라고 애도를 표시했다.
 
고인의 빈소는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 201호에 마련됐다. 바로 위 층인 301호에는 최강서 열사의 빈소가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한진중공업 지회,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등은 장례위원회를 꾸리고 ‘빈말하지않는 노동자 최병욱 노동자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추모식은 26일 오후 6시 30분 빈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