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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옥, 남한은 천국?.. 경찰청 ‘어린이 안보’ 만화 논란

카알바람 2013. 2. 4. 10:59

 

북한은 지옥, 남한은 천국?.. 경찰청 ‘어린이 안보’ 만화 논란

대선 직후 발행... ‘유신시대 반공만화’ 지적도

정혜규 기자 jhk@vop.co.kr

입력 2013-02-03 20:04:22 l 수정 2013-02-04 08:26:35

 

경찰 북한 책자

경찰 북한 책자


 
경찰이 최근 제작․배포한 ‘어린이용 안보만화’에 대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북한체제에 대해선 비판하고 남한체제 대해선 긍정적인 면만 부각해 우월성을 강조하는 등 70년대 반공만화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경찰청, 어린이 안보홍보만화 제작․배포

경찰청은 지난달 ‘병만 도사와 친구들, 평화를 지켜라’는 내용의 초등학교 4~6학년용 ‘안보홍보만화’를 8만부 제작하고 일선 경찰서를 통해 관내 도서관 등에 배포했다.

경찰은 경찰박물관을 방문한 어린이들에게도 만화 책자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으며 웹툰으로 제작해 경찰청 홈페이지블로그․SNS 등에도 게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만화를 접한 일선 학교 교사들 사이에서는 안보의식 고취보다는 남한의 체제를 선전하는 과시용 만화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박근혜 당선인의 당선 이후에 배포되면서 향후 남북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일었다.

만화는 백두산 천지에서 살고 있는 병만 일행이 서울에서 열리는 K-POP 행사에 참여하던 중 핵폭탄을 터뜨리려는 지하도사의 음모를 저지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꽃제비 소년인 ‘영광이’를 통해 북한에 대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북한은 가난한 나라,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나라" 체제 우월성, 일면적 강조

북한에 대해서는 가난하거나 어린이에게 강제 노동을 시키는 식으로 묘사했다. ‘먹고 잘 곳이 없이 떠돌아다니면서 구걸하거나 소매치기를 하는 북한의 20세 이하 어린이, 청소년들을 꽃제비라고 한다’거나 ‘북한의 수용소에는 어린이들까지 구금돼 있는데 강제노동에 고문까지 받는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병들었다’라고 설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찰 북한 책자

경찰 북한 책자


경찰 북한 책자

경찰 북한 책자



반면 한국에 대해선 ‘살기 좋은 땅, 대한민국의 중심부 서울’이라고 표현하는 등 우월성을 강조했다. 인민군한테 폭행당하는 북한 어린이 그림 밑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어린이들이 풍족한 생활을 누리며 희망이 넘치는 미래를 꿈꾸는 사회가 되었다’고 비교하거나 남한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고 놀고 있는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과 농촌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의 우울한 표정 등을 대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선 학교의 한 교사는 “만화가 안보의식을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어린이 시절부터 북한에 대한 반감을 키우기 위해 제작한 것 같다”며 “경찰에서 어떤 교육 효과를 얻고자 책자를 제작한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안보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만화이지 북한에 대해 비판과 비난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친근한 연예인 캐릭터를 활용해 북한의 실상 등을 자연스럽게 전달해도록 했다”며 “전문가 감수를 거치는 등 중립성을 견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도 “북한에 헐벗고 굶주려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표현이 있지만 그것은 북한에 대해 설명한 것이지 비난하려고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