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상징하는 ‘평화비 소녀상’을 ‘매춘부’로 비하한 합성사진이 인터넷 상에 퍼지고 있어 이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만들어 진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사진과 관련, 이같은 ‘만행’을 막기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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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대표는 23일 ‘go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역사에 대해 아픔을 느끼고 책임을 느껴야 할 일본인데 (이같은 행위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모독하는 것이나 마친가지”라며 “역사를 그렇게 놀리고 우롱하는 것은 결국 자기들의 역사인식을 드러내 주는 것이라고 본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윤 대표는 “일본 총리 스스로가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스스로 원했다’ 등의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일본국민들에게 이런 행동을 하도록 부추기는 것이라고 본다”며 “굉장히 분노스럽기도 하고 할머니들을 생각하면 너무 죄송하다. 역사가 아직 청산되지 않아 할머니들을 계속 상처입게 만드나 보다”라고 밝혔다.
‘평화비 소녀상’을 만든 조각가 김운성 씨는 ‘go발뉴스’와 통화하기 얼마 전 소녀상 비하 사진을 봤다고 했다. 그는 “(일본 우익들은 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돈 벌러 온 자발적 매춘부로 인식하고 싶어하지 않느냐”며 “(소녀상 비하사진은) 전쟁범죄 사실은 인정하기 싫고 자기 식으로 생각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정신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저들(일본 우익)이 정신나간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따끔하게 혼을 내주기는 해야겠지만 즉흥적인 분노에 대해서는 약간 냉철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나. 문제의 근본적인 핵심을 건드리면서 접근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정대협의 수요집회에 함께해 온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은 “소녀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아픈 역사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던 상징물이었다”며 “그곳(소녀상)에 대한 모욕적인 행위는 지난 역사에 대한 명백한 모욕행위이자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런 일들이 유사하게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 역사를 바로잡는 것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의 사진은 이른바 ‘넷우익’이라고 불리는 일본 우익 네티즌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녀상의 얼굴과 성인잡지모델의 몸을 합성해 놓은 것이다. 사진속 합성된 소녀상은 입에 담배를 물고 있으며 상반신은 탈의한 채 하반신에는 속옷만 입고있다. 속옷에는 지폐가 끼워져 있다.
사진 옆에는 ‘追軍賣春婦’(추군매춘부)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從軍慰安婦’(종군위안부)라는 표현에는 X표시가 돼 있다. 원래의 소녀상 사진에는 ‘날조’, 합성된 소녀상 사진에는 ‘진실’이라고 쓰여져 있다. ‘타케시마는 일본 땅’이라는 문구가 한국어와 일본어로 쓰여진 말뚝도 자리잡고 있다.
해당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분노의 목소리가 일었다. 트위터 상에는 “같은 사람으로서 부끄러워해야 한다”(rlaekg****), “일본인들의 무례함에 치가 떨린다”(rkdrltjd****), “이런 일본인들이 있는 한 양국의 화해는 불가능하다”(khd****), “진짜 천벌 받을 것”(miniman*****) 등의 반응들이 이어졌다. 한 트위터리안(JADE*****)은 “소녀상에 이상하게 포토샵 한 것. 국가적으로 소송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소녀상’에 대한 일본우익의 ‘만행’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본인 스즈키 노부유키는 지난해 6월 소녀상 옆에 ‘타케시마는 일본땅’이라는 문구가 담긴 말뚝을 놓고 이를 영상으로 만드는 행동을 저질렀다. 스즈키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의해 고소당했으며 최근 기소됐다.
이와 관련, 윤미향 대표는 “소녀상에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저희(정대협)는 이상한 협박편지를 많이 받는다”며 “예를 들어 태극기를 그려놓고 교복입은 여학생이 그 위에 변을 보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그림을 만들어서 (정대협) 사무실로 보낸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평화비 소녀상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지난 2011년 12월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맞은 편에 세워졌다. ‘go발뉴스’는 일본군 위안소가 설치됐던 지역에 소녀상을 건립하기 위한 ‘나비프로젝트’를 정대협과 함께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