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이왕수 기자] 현대자동차의 주말특근 중단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핵심현안이 오랜 시일이 지나도록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각자의 주장만을 고수하며 아무런 해법을 찾지 못하다 보니 당사자들에게도 득보다 실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현대차 주말특근 6주째 중단
현대차는 13일 주말특근을 실시하지 못했다. 지난 3월4일 주간연속2교대제를 도입한 이후 6주째 주말특근이 중단됐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10일 노사 대표로 구성된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근추위) 본회의가 열린데 이어 실무협의도 잇따라 진행되면서 임금보전 방식에 대한 의견을 조금씩 좁히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노사가 임금보전 규모에 대한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현대차는 6차례의 특근 중단으로 4만1000여대의 차량을 만들지 못해 8200억여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출고지연 등에 따른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
노조는 주말특근 중단에 따라 약 100만원 안팎의 수당을 받지 못한 조합원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 가정의 달 5월 임금 지급일에는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지난 12일자 소식지를 통해 “국내 생산 물량 부족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 생산을 늘리겠다는 정몽구 회장이 특근문제 해결하려는 노력은 내팽개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측이 원론적 주장으로 특근문제 해결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측은 “새로 도입된 주말특근에는 심야 근로가 없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규모의 임금 보전을 요구하는 노조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비정규직 협의도 진척없어
이 회사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문제도 여전히 제자리걸음 상태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사내하청 노조)는 지난주 울산·아산·전주 등 3지회장과 금속노조, 박상철 금속노조위원장과 쟁의대책위원들과 잇따라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여기서 지회는 조합원 배제없는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투쟁과 교섭을 병행 실시하는 한편 3지회의 동의로 의견접근안을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특별교섭(현대차 노사·사내하청 노사·금속노조) 재개를 위한 불파교섭단(현대차 정규직·비정규직 노조·금속노조) 회의를 이번주께 갖기로 했다.
하지만 정규직 노조는 정규직화가 단계별로 이뤄져야 하며, 대상 및 시기, 규모, 방식, 경력을 중심으로 계속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파교섭단 회의가 속개되더라도 의견접근안 도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만약 의견접근안을 도출했다고 가정해도 사측은 정규직 전환 대상자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 비조합원 전환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쉽게 풀리긴 어렵다는게 지역 노동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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