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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여성노조 조합원과 장하나 민주당 의원이 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저임금 현실화 촉구 기자회견이 끝나고 시급 5천910원 요구안이 담긴 걸개그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
노동계가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으로 시간당 5천910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참여연대 등 32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최저임금연대는 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시간당 5천910원(주 40시간 기준 월 123만5천190원)을 제시했다. 전체 노동자 정액급여의 절반에 해당한다. 올해 최저임금 4천860원에서 21.6%가 인상된 금액이다.
최저임금연대는 "하루 8시간을 꼬박 일해도 최저임금은 100만원 수준"이라며 "치솟는 물가를 반영하기는커녕 경제성장에 기여한 노동자의 정당한 몫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시간당 5천910원은 전체 노동자 정액급여(평균임금)의 50% 수준으로, 증가하는 근로빈곤층과 감소하는 노동소득분배율, 악화일로에 있는 소득격차와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연대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노동자 평균임금의 30%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6개국 중 19위에 불과하다.
최저임금연대는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대선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공약했다"며 "최저임금 현실화는 이제 진보와 보수, 여야를 떠나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밝혔다.
설인숙 한국노총 부위원장과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계를 대표해 협상에 임하는 심정을 밝혔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최저임금의 현실화가 경기활성화와 소득양극화 해소의 국제적 대안"이라며 "올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도 최저임금 인상을 주문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통계청의 단신근로자 생계비를 보면 한 달을 나는 데 최소한 150만원이 필요하다"며 "현재 최저임금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해 부채만 쌓이는 적자인생이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은수미 의원은 "국회에서 최저임금 하한선을 노동자 평균임금의 50%로 정하려 논의했으나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최저임금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저임금위는 6월29일까지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결정해 고용노동부장관에 통보해야 한다. 세계적인 최저임금 인상 추세 속에서 박근혜 정부 집권 이후 첫 최저임금이 얼마로 정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