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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쓰는 일기

아내의 생일선물

카알바람 2012. 10. 30. 15:26

대리운전 시간으로 어제(25일)가 아내 생일이었습니다.
며칠전부터 꽃무늬 원피스가 갖고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파업 3주년 행사 준비하고 행사 진행한다고 깜빡잊고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부분도 일정부분 작용했지만 그래도 남편으로써 성의가 부족했던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불찰입니다.

저녁해가 넘어가는 시간에 행사가 막바지에 다다를 즈음해서 한 해고자의 부인이 원피스를 입고(임신복이었지만)오는것을본 순간, 깜빡잊고 있었던 아내 생일이 생각이 났습니다.
순간 이 일을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 난감해하고 있는데 마침 제 눈에 띄는 것이 있었습니다. 멀리 광주의 금호타이어 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이 보내준 화분이 있었습니다.
참고로 금타 비정규직노조 위원장과 효성해복투는 사연이 길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저번 노동조합 창립기념일에도 축하화분을 보내줬던 금타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이 이번에도 화분을보내왔습니다.
그 화분을 아내 생일선물로 둔갑시켜 아내에게 줬습니다.
그 화분을 보고 감동하는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천만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이 일은 절대 집사람에게 비밀입니다.)
꼭 선물을 주고받아야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신랑 잘못 만나 고생하는 아내를 생각하면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선물을 해야하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저를 돌아보면 한심해 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 혼자 잘되자고, 나 혼자 잘 먹고 잘살겠다고 이렇게 발버둥치는것이 아니기에 저의 마음을 아내는 이해해 줄것이라 믿습니다.
언제나 나를 믿고 묵묵히 참고 살아가는 아내에게 다음해 생일에는 정말 나의 마음이 담김 갚진 선물을 하리라 다짐하면서 그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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