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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지하경제 활성화해 복지 재원 확충하겠다"

카알바람 2012. 12. 11. 10:34

박근혜 "지하경제 활성화해 복지 재원 확충하겠다"

 

경제, 복지 분야 대선후보 2차 토론...

 

"이정희 타임보다 빛난 박근혜 '멘붕'쑈"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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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10  22: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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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경제, 노동, 환경을 주제로 한 두 번째 대선후보 TV토론에는 다소 밋밋하고 산만한 모습이었다. 경제라고 하는 전문 분야를 다루기에 후보 간의 상호 토론을 제한한 선관위 방식은 적절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 대선의 겨우 후보들이 모두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충’을 공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토론을 위해서는 상호 간의 차이점을 예리하게 벼르는 논쟁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지만, 사회자는 이를 계속 제지했다.

   
▲ 대선후보 토론이 끝난 직후 실시간 검색어 순위. '지하경제'가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세수 확대를 위해 지하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발언한 것이 엄청난 후폭풍을 낳고 있다. 토론 과정에서 나온 이 발언이 실언이 아니라고 한다면 향후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토론회 끝난 직후 ‘지하경제’는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고, ’지하경제 활성화‘ 역시 상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복지 재원의 확충과 관련한 토론에서 사회자가 ‘복지 재원 확충에 대한 입장과 재원 마련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끌어낼 방법을 말해 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박근혜 후보는 “세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하경제 활성화 등의 방안으로 매년 27조 원씩 5년 간 135조 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이러한 발언은 이미 준비된 답변이었다는 점에서 복지 재원 확충과 관련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입장이 이렇게 정리된 것이라고 볼 수 있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지하경제란 ‘정부의 규제를 피해 세금 관리를 회피한 경제’를 말하는 것으로 ‘사채, 절도와 조폭 등 범죄 수익, 마약 거래, 매춘, 도박 등의 위법 행위’와 기업의 음성적 비자금과 현금 거래 등 정상적 경제 주체들의 영역이지만 세무서 등 정부 기관에서 포착하지 못하는 것‘ 2가지로 구분된다. 지하경제는 보통 현금으로 직접 거래되는 부분이 많아 ’캐시 이코노미‘(cash economy))라 불리기도 하고 위법성으로 인해  ’블랙 이코노미‘(black economy)라고 불리기도 한다.

 

박 후보의 이러한 발언은 복지 재원의 확충을 위해 현재 정부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영역을 합법화해 세수를 징수하거나 혹은 현재 불법으로 규정되어 세수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제 행위를 합법화해 세수를 확충하겠단 입장으로 풀이된다. 토론 중간 박 후보가 이정희 후보를 향해 "증세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되묻는 등 시종일관 '증세'를 쟁점화했단 점에서 '지하경제 활성화' 방안은 ‘증세 없는 복지’라는 모순된 입장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인다. 

 

   

▲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지하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발언을 하는 동영상 장면 캡처.

 

그러나 박 후보의 ‘지하경제 활성화’ 방안은 복지재원 확충의 본질과는 연관성이 떨어지는 해법이고, 실효성에 비해 그 위험성이 너무나 큰 방법론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매년 27조 원 씩 5년간 135조 원의 복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하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러한 규모의 달성이 가능한 것인지도 회의적이다.

 

박 후보의 발언 이후 ‘지하경제’가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고 박 후보가 말한 ‘지하경제 활성화’ 역시 검색어 순위 상위에 오르는 등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박 후보의 발언이 맥락상 발음이 엇비슷한 다른 용어를 실수로 발음한 것이 아니라고 할 때, 실제 박 후보의 의중이 무엇이냐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인 상황이다.

 

2차 토론의 경우 선관위가 정한 룰의 한계가 여지없이 드러나며, 반론과 재반론이 허락되지 않는 토론에서 후보들 간의 변별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정희 타임’이 펼쳐진 1차 토론에 비해 주제의 무거움과 전문성 때문인지 다소 밋밋한 모습까지 연출됐다. 특히, 박 후보의 경우 종종 주장의 주어와 술어가 일치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런 발언을 하더라도 이에 대한 재반론이 성립되지 않아 시청자 입장에선 후보자가 주장하는 바를 그대로 듣고 있어야 하는 한계가 명확했다. 그나마 사회를 맡은 KBS 황상무 앵커가 자주 토론에 개입해 흐름을 끊었고, 이정희 후보의 발언에 대해 유독 예민하게 주의를 주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박 후보의 ‘지하경제 활성화’ 발언은 이러한 2차 토론의 난맥상을 그대로 노출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원래 말하려고 했던 바를 전혀 엉뚱하게 그대로 읽고 지나간 셈이다. 마약과 매춘 등 위법적 행위를 합법화하겠다는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는 ‘지하경제 활성화’ 발언을, 신중하기로 소문난 박 후보가 여과없이 했다는 것 자체가 뭔가 잘못된 상황이 분명한데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경제적 식견이 부족한 박 후보가 적어준 것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 아니냐”며 조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