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사내하청 해고자의 철탑농성이 10일로 55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비정규직지회(사내하청노조)가 오는 13일 열리는 불법파견 13차 특별협의를 앞두고 “이번주 협상이 최대 고비”라고 언급하고 나서 사태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강추위로 농성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그 어느 때보다 우려되며 이번주엔 2차례의 실무교섭과 1차례의 본교섭이 예정돼 있다”면서 “이번주가 협상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할 제시안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경우, 관건은 고공농성 중인 최병승(38·대법원 불법파견 승소판결 당사자)씨와 천의봉(31·비정규직지회 사무장)씨가 철탑에서 내려올 명분을 만들어주는 것.
그러나 비정규직지회는 여전히 ‘모든 사내하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어 현재로선 노사간의 합의점 도출이 막막한 상태다.
앞서 현대차는 △2015년까지 사내하청 근로자 3,000여명의 정규직 신규채용안에 이어 △최병승씨 정규직 재입사를 결정하고는 입사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비정규직지회는 ‘신규채용안 폐기, 전원 정규직화’를, 최씨는 ‘인사명령’을 각각 요구하며 사측의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지난주까지 진행된 실무협의와 본협의에서도 노사는 대법원 판결을 놓고 ‘최씨 1인에 대한 판결(使)’이냐, ‘대표소송(勞)’이냐의 원칙적 공방만 주고받았다.
때문에 비정규직지회가 사실상 사측의 백기투항을 의미하는 ‘전원 정규직화’ 요구에서 한 걸음 물러서 협상의 여지를 만들지 않는 이상, 철탑농성을 정리할 명분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아무래도 지금보다 상황을 정리할 여지가 적어지게 된다”며 “대선이 끝나기 전에 철탑농성을 정리할 명분을 찾고 정규직화의 구체적인 방법론은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원·하청 노조와 금속노조는 11일과 12일 실무교섭을 가진 뒤 오는 13일 본교섭을 개최할 예정이다.